후진타오시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입력 2004-09-19 22:33:38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혁명 제4세대가 이끌어갈 중국은 대(對) 한반도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까.

수교 12년만에 그야말로 미래동반자로 우뚝 선 한·중 관계가 장쩌민(江澤民) 군사위 주석 등 혁명 3세대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새로운 변수로 인해 미묘한 갈등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있다.

우선 최근 '고구려사 왜곡'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양국간 신경전이 상징적인 사건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고구려사 문제를 비롯한 '동북공정(東北工程)이 사실상 후진타오 등 제4 세대 지도부의 후원 속에 진행되고 있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2년간의 밀월관계를 끝내고 한·중관계가 줄다리기의 세월을 보내야 할 것이라는 지적에서부터 북·중 관계도 새로운 지평에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다양한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후진타오 체제가 지향하는 '미래의 중국'이 한반도에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이다.후진타오 체제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과거보다 보다 적극적인 대외정책과 주변외교를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 주석은 지난 방콕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이른바 '지역협력을 위한 3가지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안정과 발전, 그리고 개방'으로 요약되는 이 주장은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는 중국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21세기 초반 20년을 발전의 '전략적 기회'로 규정하고 경제적으로는 효율성을 극대화한 발전을 도모하면서 그 힘을 바탕으로 외교력의 내실화를 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냉전이 종식된 이후 달라진 국제정세 속에서 초강대국 미국을 견제할 유력한 후보로 부상한 중국은 당분간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실리를 최대한 유인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소련의 붕괴로 생긴 힘의 공백, 그리고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른 역내 경제협력 추진의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새로운 맹주로서 역할을해나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중국을 축으로 한 새로운 경제블록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지연경제(地緣經濟)'는 동아시아의 새 힘의 축이 될 개연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는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의 주요산업역량이 중국시장에 집중된 상황이다. '차이나 쇼크'가 서울 증시를 강타하는 오늘, 중국의 대(對) 한반도 전략은 그야말로 사활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임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일부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이 얘기하는 '상호신뢰및 협력에 기초한 새로운 국제질서 건설'은 사실상 중국이 역내에서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 군사적 부흥을 필연적추세로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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