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황에 100억원을 투자해 그것도 섬유공장을 확장 이전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 모두가 '모험'이라며 불안해 했습니다. 하지만 불황이 끝날때까지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한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R&D 투자를 과감히 늘려 끊임없이 신상품 개발에 매진한다면 섬유산업또한 미래 첨단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사상 최악의 대(大) 불황에 직면한 대구 섬유산업. 굵직굵직한 중견 기업들이 너도 나도 섬유업을 포기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투자를 늘려 신제품 연구.개발에 주력해 온 (주)삼광염직 안상규 대표가 지난 9일 한국염색공업협동조합연합회 50주년 기념식에서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삼광은 지난 3월 20여년의 서구 중리동 공장을 정리하고 비산 염색공단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제2의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7월 중소기업으로는 시도조차 힘든 부설연구소 인증에 성공해 13명의 연구 인력을 확보, 본격적인 R&D 투자 기반을 마련했고, 대당 수억원에 이르는 에어플로어 염색기를 도입하는 등 대대적 생산 혁신에 돌입했습니다."
안 대표는 도전하는 기업에게 극복하지 못할 불황은 없다고 했다.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 전통 합섬에서 출발한 삼광은 1990년대 이후 섬유 불황이 처음 도래했을때부터 변화와 혁신에 인색하지 않았다.
94년 섬유 반도체라 불렸던 스판덱스 염색 가공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고 95년부터는 폴리에스테르, 나일론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천연섬유와 합섬의 교직물 생산에 착수했다. 90년대 후반에는 마이크로 및 스웨이드 염색으로 주력 상품을 전환하는 등 끊임없이 대체 품목 개발을 서둘렀다.
"지난해부터는 코듀로이(골덴) 직물의 염색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스웨이드 염색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또 다시 대체 상품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이죠. 천연소재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세계 섬유시장을 고려해 올해부터는 천연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교직물 개발에 전력을 기울일 겁니다."
안상규 대표는 "섬유산업을 대표적 사양산업으로 규정짓지만 신소재 개발과 생산 라인 혁신같은 과감한 신규 투자를 통해 섬유 불황을 헤쳐나가는 기업또한 결코 적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누가 뭐래도 '희망'과 '비전'을 잃지 않는 개별 기업들의 도전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사진 : 삼광염직은 지난 7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부설 연구소를 인증받아 제2창업을 시작하고 섬유 불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왼쪽 아래는 삼광염직 안상규 대표.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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