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엿보기-주파수만 맞추면 동네 문화행사가 '솔솔'

입력 2004-09-17 10:23:02

FM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면 구(區)에서 주최하는 문화 행사 중계가 한창이다. 이어 해당 구에 위치한 고등학교의 입시 담당 교사가 출연해 그 해 입시 전략에 대해 설명한다. 학부모의 상담 전화도 끊이질 않는다.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지역의 인디 밴드들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공중파 라디오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동네 방송'이 내년부터 가능해진다. 방송위는 '비영리 지역밀착형 방송'으로 운영할 소출력 라디오 방송 시범 사업 추진 계획을 14일 확정했다. 방송위는 수도권 2곳과 비수도권 3곳 등 5개 지역에서 시범 사업자를 선정해 내년 한해 동안 시범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소출력 라디오는 FM주파수 대역(88∼108Mhz)에서 10W 이내의 작은 출력을 이용하는 좁은 지역의 라디오 방송이다. 전파 수신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반경5km 내외까지 전파가 도달해 구·군 단위를 방송권역으로 하게 된다.

캐나다, 호주, 프랑스, 미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네덜란드, 일본, 태국 등에서는 이미 다양한 소출력 라디오가 운영되고 있다. 모두 비영리를 원칙으로 하며 지역사회, 학교, 노조, 장애인 등 다양한 운영 주체들이 참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 중앙대, 경희대, 연세대 등 서울 소재 대학에 소출력 교내 라디오 방송을 허가해 운영했다가 1970년대 폐지됐다.

방송위는 시범 사업에 한해 사업자는 법인에 국한하기로 했으며 지역 대학, 자치단체, 공익 단체 등에게 우선적으로 운영권을 주기로 했다. 따라서 개인은 신청할 수 없다. 또 지역밀착형 방송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주당 최소 200분 이상 실시해야 한다.

자체 뉴스 제작과 보도는 제한되지만 정보 프로그램의 형식을 통해 통신사나 신문 등 다른 매체에서 받은 뉴스는 제공할 수 있다.

장성현기자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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