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sbs 재허가 문제 놓고 또 대치

입력 2004-09-16 11:18:12

SBS의 방송사업 재허가 문제가 또다른 정치쟁점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방송위원회가 SBS 등 9개 방송사업자를 재허가 2차 심사대상자로 결정한데 대해 '정권차원의 방송장악 의도'로 규정하고 당내 SBS대책특위를 구성, 강력히 대처하겠다 하자 열린우리당은 "당이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며 한발 빼고 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이 방송허가권을 미끼로 방송길들이기, 혹은 손보기를 시작한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야당이 강력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미디어대책특위(위원장 고흥길)도 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방송위가 탄핵방송 심의 각하에 이어 지상파 재허가에서도 친여적 심사위원들을 중심으로 정치적 판단을 내려 중립성과 도덕성에 스스로 상처를 내고 있다"고 비판하고 "방송위가 재허가 추천권을 무기로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에 앞장선다면 한나라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 위원장은 "이같은 일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혁명적 상황"이라며 "최근 일련의 사태는 여권과 방송위, 언론관련 친여(親與) 단체들의 공조에 의한 정권 차원의 방송장악 공작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국회 문광위 소속 박형준(朴亨埈) 의원도 "여당 의원과 일부 시민단체가 느닷없이 SBS재허가 여부를 문제삼은 뒤 방송위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다"며 여권과 방송위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방송위 결정에 강력대처 방침을 밝히고 나선 것은 탄핵을 포함한 정국현안에 대한 보도태도에서 SBS가 KBS, MBC에 비해 중립적이었으며 이것이 여권핵심부를 자극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위의 재허가 보류는 바로 그 연장선상에 있으며 이를 방치했다가는 방송 가운데 잠재적 우군으로 분류할 수 있는 SBS마저 친여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우려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노웅래(盧雄來) 의원은 "특정 방송사를 겨낭해 재허가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며 공공성과 공익성을 실현하는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가자는 뜻"이라고 해명하고 "일단 시민단체 등 외부의견부터 적극 수렴하겠다"며 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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