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소로 유명한 전남 광양시. 산업도시로 명성을 떨쳐 관광지로서는 별 매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을이 시작되는 이맘때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북적인다.
바로 가을전어가 넘쳐나는 망덕포구가 있기 때문. 곧 있을 전어축제를 준비하느라 망덕포구는 생기가 그 어느 때보다 넘쳐난다.
◆썰고 굽고 무치고…전어요리 백태
전어도 다른 생선과 같이 조리방법에 따라 회, 무침, 탕, 젓갈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전어요리는 회와 무침, 구이로 나눌 수 있다.
가을 전어는 뭐니 뭐니 해도 기름이 많아 고소하다는 느낌을 빠뜨릴 수 없다.
전어회는 다른 생선회와 달리 비늘째 나오기 때문에 아작아작 씹히는 게 특징. 보통 전어회는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와사비)보다 상추와 깻잎에 싸서 된장에 찍어 먹는 것이 제격이다.
마늘, 양파, 당근, 오이 등 갖은 채소를 함께 넣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회무침은 지방이 많은 가을전어의 기름진 맛을 없애준다.
새콤달콤한 맛이 좋아 특히 어린이 영양식으로도 좋다.
회무침은 아무래도 양념 맛. 그러다보니 회무침은 음식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
전어요리의 별미는 단연 전어구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숯불석쇠구이. 숯불에다 석쇠를 놓고 내장을 빼지 않고 통째로 굽는 것이 특징이다.
기름기가 쏙 빠져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입맛을 한층 돋운다.
전라도 사람들은 대가리가 제일 맛있어 대가리를 통째로 씹어먹는다고 한다.
◆망덕포구와 전어축제
섬진강 물길이 광양만과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광양 진월면 망덕포구 앞바다는 예부터 전어잡이가 성행했다.
과거에는 각각 6명이 승선해 10여m나 되는 배 두 척이 짝이 되어 전어를 대규모로 잡았다.
그만큼 전어잡이가 성행하다보니 노 젓는 소리-그물 당기는 소리-진(느린) 가래소리-자진(빠른) 가래소리 등 네 대목으로 이루어진 전어잡이 노래까지 있다.
이곳에서 15년 가까이 배를 탔다는 김형길(34)씨는 "어릴 때만 해도 앞바다에 가면 전어와 제첩 등이 발에 쌓일 정도로 엄청났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IMF 때만 해도 다른 곳은 불황으로 신음했지만 이곳만은 불황이 없었다"며 "한때는 고기잡이가 좋아 돈푼깨나 만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같지 않다.
바로 옆에 광양제철소가 생겨 바닷물이 더러워진 데다 몇 년 전부터 전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마구잡이로 전어를 잡아올리는 바람에 전어 어획량이 예전보다 못하기 때문. 지금은 대부분 2명이 타고 다니는 통통배로 전어잡이를 하고 있다.
물때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에 두 번씩 배타고 나가 전어를 잡는다고 한다.
그래도 전어 맛만큼은 다른 곳보다 월등하다고 자랑한다.
망덕포구에서는 오는 18, 19일 이틀간 전어축제가 열린다.
횟수로 벌써 6회째. 전국적으로 전어축제는 많지만 이곳 축제가 가장 오래됐다.
이 기간에 망덕포구를 찾으면 다양한 행사와 함께 나룻배를 타고 전어잡이 노래를 재현하는 체험프로그램도 해볼 수 있다.
또한 포구에 밀집해 있는 30여곳의 횟집에서 그날 직접 잡은 싱싱한 전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각 횟집마다 회나 무침, 구이에 상관없이 작은 것은 2만5천원, 큰 것은 3만5천원에 낸다.
망덕포구 맞은편 경남 하동군 갈사리 나팔마을을 찾아 전어를 먹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이곳은 상인들을 거치지 않고 어촌계에서 직접 전어를 파는 까닭에 싼 것이 매력. 광양 태인동에서 59번 국도를 타고 섬진대교를 지나 갈사리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계속 직진하다 갈육초등학교를 지나 100여m 가다보면 '나팔마을 횟집' 푯말을 만나는데 이곳으로 우회전하면 된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인근 가볼 만한 곳-불암산성, 유당공원, 중흥사, 매실마을, 백운산, 구시폭포 등.
문의 광양시 관광계 061)797-3363.
◆맛집
망덕포구에는 포구를 따라 온통 횟집이다.
그 중에서도 '신진횟집(061-772-2216)'이 꽤나 전통있고 유명하다.
전어요리만 15년째. 30년을 이어온 할머니의 손맛은 며느리가 아무리 애써도 못 따라간다고 한다.
맛이 좋다는 입소문을 탄 덕에 평일에도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전어회와 회무침, 전어구이가 전문이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2만5천~3만5천원.
◆가는길:구마고속도로→칠원분기점→남해고속도로→사천→진월IC→진월 방향 2번 국도→망덕포구.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