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손칼국수

입력 2004-09-07 09:55:25

상호에 이름을 단다는 것은 그 만큼 음식에 자신 있다는 말일 게다. 화원을 거쳐 옥포 용연사 가는 길로 좌회전하면 가로수가 터널을 이루는 멋진 길이 나타난다. 계속가면 논공공단과 이어진다. 이 길 중간쯤에 있는 달성군 옥포면 김흥리 '김태희 옛날 손국수'. 첫 번째 집은 분점이고 그 다음집이 본점이다.

"6년 전 간판도 걸지 못하고 시작했지만 면 맛을 내는 데는 목숨을 걸 정도로 열심이었죠." 이 때문에 처음 1년간 제대로 된 면발을 만들기 위해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그 결과 보들보들하고 씹으면 참 부드러운 맛이 나는 김태희 옛날 손국수가 생겼다.

6시간 숙성한 밀 반죽을 홍두깨로 1,2mm 두께로 종잇장처럼 밀어 칼로 썬 이 집 손국수는 주문 즉시 미리 준비해 놓은 육수에 5분간 삶아 내놓는다. 양도 많다. 푸짐한 함지박에서 덜어 먹는 손국수는 면발이 얇고 부드러워 입안에서 그냥 넘어간다. 뒷맛도 구수하다. 밀반죽에 콩가루가 들어가기 때문. 섞는 비율은 비밀이란다. 고명으로 쓰는 계란지단, 감자, 김, 바지락 조개, 노란 속배추도 손국수의 맛을 더욱 진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재료는 신선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손국수에 들어가는 부재료는 모두 이른 아침 경매장에서 바로 들여온다. 고추도 예천에서 시숙부가 농사지은 전량을 매입해 쓴다.

"한 그릇을 팔아도 손님이 만족하게 손국수를 먹을 수 있도록 지금도 온 신경을 기울입니다" 이런 김씨의 정성 탓인지 울산에서 매주 오는 단골까지 있다.

손국수와 같이 나오는 무와 배추김치는 저온 김치창고에서 1년간 푹 익어 맛 궁합이 척척 맞다. 삶은 돼지고기 편육(1만원~1만5천원)도 맛있다. 일요일엔 쉰다. 옛날 손국수 1인분 3천500원. 문의:053)616-0767

우문기기자pody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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