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들어 대구.경북 정치인의 위상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또 중앙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싹수'가 엿보이는 초선 의원들이 얼마나 될까.
개원 3개월째를 맞은 지역 정치권은 일단 양적, 질적으로 모두 16대 때보다 위상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당 대표는 물론 5선의 잠재적 대권주자도 있고, 2명의 국회 상임위원장에다 당 정책위의장, 홍보위원장, 법률지원단장, 정조위원장과 같은 당직을 꿰찬 이들도 있다. 3선급 이상만 대구.경북 합쳐 11명이나 돼 상임위장에서 목소리가 커진 게 사실이다.
◇정치 지형도 달라졌나=그러나 체급만 늘었을 뿐 대구.경북의 정치력 확보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정국 현안 마다 지역 정치인들은 이슈를 주도하기보다 관망파에 속한다. 지역 의원 스스로도 그 이유를 "대구.경북의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할 정도다. 볼륨은 커졌지만 대구.경북이란 자부심 내지는 정치적 입지가 배가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 3선 의원은 "17대 국회 들어 중진은 많아졌지만 지역 정치권의 지형도가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며 "아직도 대구와 경북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향한 여권의 집요한 검증 공세에다 수도권 비주류의 압박이 심화되고 있으나 지역 정치인 다수가 '관망'하고 있다. 몇몇 의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주류나 비주류에도 속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에 대해서도 대권 잠룡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아직 그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아직 손을 내밀지 않은 상황에서 '집안 형님' 이상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초선들은 어떤가=나름대로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초선 모임까지 만들어 서로 공감대를 넓히기도 한다. 때문에 '잘 뭉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북 보다는 대구 초선 의원 쪽에서 의기투합하는 경우가 잦다는 게 중론이다. 또 선배 의원들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과거 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할 말은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직 중앙 정치권 내에서 '싹수'가 엿보이는 초선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초선이라는 선수에 주눅 들지 않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대구의원 공동 홈페이지를 만들어 정책토론을 하겠다는 구상도 여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지역 3선 의원은 "초선끼리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이슈를 주도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며 "지역 현안에 머리를 맞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충고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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