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됐던 일본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는 몇 백년 전 먹을 게 부족한 한 산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마을에서는 칠순이 되면 그 가족들이 노인을 나라야마(졸참나무산) 꼭대기에 데려가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전통이 불문율처럼 내려온다.
이 때문에 노인들은 칠순이 다가오면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한다.
심지어 자신이 쓸모 없는 존재라는 걸 일부러 보여주기 위해 멀쩡한 치아를 몰래 부러뜨리는 등 자신을 버리는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기까지 한다.
▲우리에게도 '고려장' 풍습이 있었지만, 덜 늙은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노인을 죽게 하는 이 '기로전설'은 인간 세상의 슬픈 풍속도가 아닐 수 없다.
요즘 이따금 우리 사회에서는 '현대판 고려장'을 방불케 하는 일들이 일어나 충격을 준다.
이미 노인 인구 비율이 7%를 웃도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으나 이 사회를 맞을 채비가 돼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구도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만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18만1천여 명으로 고령화 사회의 기준을 넘어선 7.1%다.
전국적으로는 지난해 이미 그 기준을 넘어선 부산의 7.3%보다 다소 낮지만, 서울.광주(6.7%) 인천(6.6%) 대전(6.5%) 등 대부분의 특별.광역시보다는 높다.
▲이 같은 추세로 대구의 '고령 사회' '초고령 사회'도 멀지 않다.
노인 인구가 2019년에는 14%를 넘어서면서 고령 사회에 이르고, 2026년에는 20%를 돌파해 초고령 사회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00세가 넘은 노인도 지난해 54명에서 올 들어 63명(최고령 남 106세, 여 107세)으로 늘어났으며, 올해 100세가 되는 노인도 16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나 지금이나 노인은 쓸모 없는 존재로 비치는지는 몰라도,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임에 틀림없다.
우리 주변엔 치매나 뇌졸중 등으로 고생하는 노인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노부모 때문에 형제자매간에 심각한 갈등을 빚는 집안도 적지 않다.
우리는 어차피 초고령 사회로 가게 된다.
젊은이들도 노인 문제는 바로 자신의 문제이며, 잘못되면 자신에게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리라. 이태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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