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에서 나타난 세계 스포츠 판도 변화는 50년 이상 이어져온 미국.러시아 양강 체제의 붕괴와 중국의 대약진, 호주.일본의 선전으로 요약된다.
중국의 도약은 세계 스포츠 판도를 뒤흔든 태풍급이었다.
중국은 대회 중반까지 선두를 질주했고 이후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준 뒤에도 좀체 간격을 주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 붙었다.
대회 초반에 사격, 역도, 다이빙 등 강세 종목이 몰린 때문이라고 중국의 1위 질주를 '찻잔 속 태풍'이라던 시각이 없지 않았지만 카누,테니스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는가 하면 육상에서도 금메달 2개를 거머쥐자 세계 각국 전문가들은 경악과 두려움으로 중국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우리 목표는 베이징올림픽"이라며 어린 유망주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 금메달 20개로 시드니올림픽 때 3위를 지키는게 목표라던 중국 선수단 스스로도 놀랍기는 마찬가지. 올림픽 출전 사상 최다 메달 획득 기록까지 세운 중국은 미국을 위협하는 스포츠의 '초강대국'으로 성장했다는 게 중평이다.
호주와 일본도 중국 못지 않은 돌풍의 주역이었다.
시드니올림픽 때 미국-러시아-중국에 이어 4위에 올랐지만 개최국의 이점 때문이었다는 평가절하를 받았던 호주는 이번 올림픽에서 전통의 강국 독일 등을 저만치 따돌렸다.
전략 종목인 유도에서 8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한 것이 효자 노릇을 했다지만 일본은 수영 경영에서 3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아 아시아권을 벗어나 세계화에 성공했다.
반면 1952년 헬싱키올림픽 때부터 종합순위 1, 2위를 번갈아 차지하며 세계 스포츠판도를 양분해온 미국과 러시아는 체면은 지켰지만 압도적인 우위는 이제 지킬 힘이 없어졌다.
96년, 2000년에 이어 종합순위 1위를 3연패한 미국은 금메달 35개에 그쳤다.
또 72년, 76년, 그리고 미국이 불참한 80년과 88년, 92년 각각 종합 1위에 올랐던 러시아는 선수단 스스로 '재앙'이라고 자평할 만큼 몰락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일부 종목이 선전, 스포츠 강국의 틀을 유지하는데 성공했지만 적지 않은 문제점도 노출했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은메달이 많아지는 등 전반적인 전력은 향상됐다고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려를 사기에 충분했다.
시드니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일궈내고 부산아시안게임에서 6개의 금을 낚아 단숨에 효자종목으로 각광받았던 펜싱은 그러나 노메달의 부진속에 검을 꺾고 말았고 국내선발전 통과가 금이나 다름없다던 태권도는 4개 중 2체급에서 1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국내 태권도는 세계 수준이 평준화된 가운데 허술한 대표선발전을 고집했고 그 결과 공격적인 플레이보다는 점수 위주의 허약한 플레이를 펼쳐 이기고도 박수를 받지 못하는 일을 초래해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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