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 '체질개선' 급하다

입력 2004-09-01 11:47:51

백화점식 학과체계...통·폐합 등 진척없어

교육인적자원부가 국립대 통.폐합과 연합, 사립대 인수.합병(M&A), 한계 사학의 퇴출 법제화 등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안을 내놓았으나 지역대학들의 체질개선 노력은 미미하다.

지역 대학들은 '백화점식 종합대학' 체제로는 존폐의 기로에 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교수와 학생, 동문 그리고 지역사회의 이해관계가 얽혀 교육부의 구조개혁 정책을 외면하고 있다.

경북대는 안동대.상주대와 농과대학을 통합해 '농업생명과학대학'을 설립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금오공대.대구교대.상주대.안동대 등과의 '대구.경북지역 국립대 연합체제' 추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금오공대의 IT관련 학과 통합에 따른 정보통신대학 창출과 사범대학과 대구교대간 통합으로 교수인력과 시설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제기되었으나 진척되지 않고 있다.

영남대와 계명대 등 주요 사립대도 교수 충원과 경쟁력 있는 학과의 집중 육성으로 교육 내실화를 기한다는 계획만 제시했을 뿐 '군살빼기' 등 구조조정 전략은 전무한 상태이다.

교명에 '대구'를 사용하고 있는 대구가톨릭대.대구대.대구한의대 등 경산권 3개 사립대가 지난해 10월 추진했던 '대구 브랜드 컨소시엄'도 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1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대학혁신포럼에 참석한 이재규 대구대 총장과 황병태 대구한의대 총장 등은 대학구조 개혁과 관련 진전된 논의를 위해 조만간 만날 것을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올지 의문이다.

이재규 총장은 "대구가톨릭대의 의대.약대와 대구대의 특수교육과 사회복지 분야, 대구한의대의 한의.한방관련 학과의 특성화를 골자로 하는 대학과 학과간 빅딜과 연계운영으로 실질적인 대학 통폐합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대학의 주인과 최고경영자의 능력과 의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황병태 총장은 "지역산업과 연계한 특성화와 구조조정만이 유일한 생존방안"이라며 "40개(전문대학 25개)가 넘는 대학이 난립하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강도높은 구조개혁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구조개혁안에서 2009년까지 국립대 1만2천명, 사립대 8만3천명 등 모두 9만5천명의 대입정원을 감축하고, 교수 1인당 학생수도 국립대는 올해 29명에서 2009년 21명, 사립대는 35명에서 24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대학공시제를 도입해 모든 대학이 신입생 충원률과 취업률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등의 시안을 전국의 대학 총.학장 400여명이 참석한 대학혁신포럼에서 발표하고, 설명회.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10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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