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4단지 수공 '땅장사' 의혹

입력 2004-08-30 14:40:10

수공 "대책 마련할 시간달라"

구미국가산업단지 제4단지의 조성원가를 과도하게 산정하는 등 '땅 장사' 의혹을 사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가 "대책 마련을 위한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공은 "사업기간 6년 연장에 따른 자본비용(이자 등)을 조성원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강변하는 등 국회 및 한국토지공사 등 타기관과 인식이 크게 달라 구미시와 상공인, 입주업체 관계자 등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수공 입장=한나라당 김태환(金泰煥) 의원은 30일 최근 구미에서 열린 일본 아사히글라스 공장 기공식에서 만난 고석구(高錫九) 수공 사장이 '두세달 시간을 주면 자체 조사반을 가동해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말해 "구미 시민이 지금 난리인데 두세달을 어떻게 기다리느냐"며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는 것.

수공은 그러나 사업기간을 2000년말에서 2006년말로 늘리는 바람에 발생한 자본비용 618억원을 조성원가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공 실무진은 "사업기간 연장의 주요 사유가 진입도로 공사 부진과 농업진흥지역 해제협의 지연 등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서 인정하는 예외 사항에 포함돼 자본비용을 조성원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산업단지 조성 분양 기관인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진입도로 공사와 농업진흥지역 해제 협의 등은 전적으로 사업시행자가 책임져야 할 사항인데 이를 이유로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입주업체가 더 부담하라는 논리는 억지"라고 꼬집었다.

수공은 이외에도 일반관리비를 46억2천여만원 부풀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관리비도 건설비나 이주대책사업비에 포함된다"며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다.

◇국회 입장=수공의 해명은 한마디로 억지라는 입장이다.

수공보다 산업단지 개발 노하우가 더 많은 토지공사 관계자의 검증을 거쳤는데 무슨 소리냐는 것.

김태환 의원 측은 "설계변경 사유로 당초 '천재지변인 IMF로 분양이 저조하다'는 문서로 들었으나 해명에서 슬그머니 뺐다"며 "납득할 만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국정감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 소재를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기관마다 조성원가 산정방식이 다르다?=수공 실무 관계자는 매년 조성원가를 산정해 분양가격을 결정하는 것과 관련, "토지공사는 분양가격을 한번 정하면 바꾸지 않지만 사후에 정산하기 때문에 매년 분양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측은 이에 대해 "사후 정산을 한다고 해도 미리 분양가를 높이는 것이 더 현실적이란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일축한 뒤 "기관마다 조성원가 산정방식이 다르다면 그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건교부 산하 기관이면서 사업 시행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

◇또 설계변경?=수공이 분양 수요를 파악해 산업단지를 찔끔찔끔 조성하는 바람에 산업단지 조성이 늦어져 한차례 늘린 사업기간을 또다시 늘려야 할 형편이다.

2000년말 완공하려던 것을 2006년말로 6년 늘렸으나 8월 현재 분양률이 29%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 측은 "수공은 건교부와 함께 공장 분양에 적극 나서는 등 2006년 말까지는 무조건 산업단지를 완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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