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포티지의 힘' 대구엔 '기 못펴'

입력 2004-08-28 11:05:12

이 달 출시된 기아차 뉴스포티지와 관련, 이헌재 부총리가 직접 나서 "뉴 스포티지가 자동차 내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언급을 하는가 하면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뉴 스포티지 효과'를 고려, 기아차 목표 주가를 일제히 올리고 있지만 대구지역에서 뉴 스포티지 판매고는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구 사람들이 특정 브랜드에 대해 유별난 충성도를 지니고 있어 전국적인 신차 효과도 지역에선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아차 대구본부는 지난 17일 뉴스포티지 출시 이후 26일까지 대구에서는 89대가 출고돼 목표량인 112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포티지가 출시 이후 전국적으로 2천285대가 판매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기아차 대구본부 관계자는 "뉴스포티지가 품질은 물론,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아 전국적으로 주문이 쇄도, 주문량을 맞추지 못할 형편이지만 유독 대구.경북지역에서 힘을 못쓰고 있다"며 "광주는 대구 인구의 절반 수준인데도 26일까지 뉴스포티지 72대가 출고됐고 전남에선 79대, 전북에선 98대가 나갔지만 이 지역 판매량이 저조한 것을 보면 대구.경북지역민들의 브랜드 선호도가 변하지 않은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현대차와 르노삼성차가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 판매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현대차 27개 국내 영업본부의 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 순위를 보면 울산이 전국 1위, 경북 서부가 2위, 경북 동부가 5위, 대구가 6위를 차지하는 등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현대차 브랜드 선호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 대구.경북본부도 "올 상반기 르노삼성차는 대구.경북지역에서 4천330대를 판매, 전국 8개 영업본부 중 대구.경북이 1위였다"며 "르노 삼성의 옛 소유주인 삼성그룹이 대구 연고기업이라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브랜드 선호도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는 수천만원이나 하는 고가 제품인만큼 브랜드 선호도도 중요하지만 품질.디자인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특정 브랜드 충성도가 지나치면 업체의 품질향상 노력을 지체시키거나 가격 부풀리기를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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