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정책결정 지연'으로 지난해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했던 산격동 EXCO앞 특급호텔 건립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로 인해 도보 접근거리 이내에 특급호텔이 없어 알짜배기 전시회 및 회의행사를 잇따라 놓치고 있는 EXCO의 행사 유치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00년부터 EXCO 앞 주차장 부지에 특1급호텔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뒤 지난해 10월엔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인 JPDC사와 인터불고호텔 2곳으로부터 사업제안서를 접수, 사업추진을 본격화했다. 당시 JPDC는 봉무동 패션어패럴밸리 주거단지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금을 호텔 건립에 투자하겠다고 제안했고 인터불고호텔도 대구에서 특1급호텔을 운영한 노하우를 살려 EXCO옆 호텔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을 냈다.
하지만 대구시는 해당 업체들에게 '심사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 결정을 못한 채 수개월을 끌었고 결국 인터불고호텔이 올들어 사업제안 취하서를 제출했는가하면 JPDC도 사업연기를 요청해왔다.
인터불고호텔측은 "인터불고호텔이 먼저 제안서를 냈는데 대구시가 올해초까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작정 시간을 끌어 사업제안을 철회키로 했다"며 "대구시가 결정을 미루는 사이 경산시에서 골프장 건설 제안이 들어왔고 인터불고호텔은 이 사업에 1천억원 가량을 투입키로 결정, 호텔 건립사업을 포기했다"고 했다.
인터불고호텔측은 대구시가 땅을 무상으로 주면서 호텔 투자를 유도한다 해도 현재로선 투자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JPDC측도 "호텔 사업제안에 대한 사업 철회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봉무동 패션어패럴밸리사업에 집중해야해 호텔 건립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투자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2곳의 회사를 두고 대구시가 지나치게 오래 저울질, 결국 2마리 토끼를 다 놓친 꼴이 됐으며 이는 대구시의 실수"라며 "세계적 호텔 브랜드를 들여오겠다는 JPDC의 청사진과 '지역기업인데 대구시가 이럴 수 있느냐'는 인터불고호텔측의 목소리 틈에 끼여 대구시가 사실 쉽게 결정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세계 유명도시 대다수 전시컨벤션센터는 물론 서울 COEX도 도보거리 이내에 호텔을 둬 전시 및 회의 참가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나 EXCO의 경우, 숙박지와 행사현장이 멀리 떨어져있어 EXCO 행사 참가자들이 가장 크게 불편을 느끼는 점으로 지적돼왔다. 실제로 2006년 세계여성감리교총회 개최지가 지난 3월 EXCO로 사실상 확정됐다가 지난 24일 대회 주최측이 원스톱 서비스가 안된다는 이유로 제주도로 개최지를 변경하는 등 EXCO의 대형행사 유치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한편 조해녕 대구시장은 27일 권영호 인터불고호텔 회장을 만나 호텔건립 등에 대해 협조를 구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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