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벼 처분 농협 속앓이

입력 2004-08-27 13:33:02

경북지역 2001년산 258만여 가마 창고 빼곡

농협 경북지역본부가 2001년산 포대벼를 처분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2002년산과 2003년산 벼는 거의 소진된 반면 대풍작이었던 2001년산 벼는 3년이나 묵힌 채 창고에 쌓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농협창고 등 경북도내 370여 창고에 보관된 2001년산 농협 차액수매벼(정부를 대신해 현시가와 수매가의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하고 농협에서 수매한 벼)는 258만4천903가마(1가마 40㎏)나 된다.

반면 2002년산과 2003년산은 각각 4천817가마와 2천781가마에 불과하다.

2001년산 벼는 원매자가 거의 없는데다 식용이 어려워 가공용으로 처분돼야 하나 값도 5만원이 넘어 수입쌀보다 훨씬 비싸다.

특히 동네에서 관리하는 새마을창고에 보관된 벼의 경우 관리 부실로 감량이 많은데다 갈수록 보관료 부담이 가중돼 처분이 시급한 상태다.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도 2001년산 벼의 처분을 농림부에 건의하는 한편 각 지역본부에 처분 대책을 강구하라독려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인 상태다.

농협 경북지역본부는 지난 8월초 2001년산 벼 27만 가마에 대한 공매에 나섰으나 겨우 2만9천900가마만 낙찰됐다.

(낙찰률 10.85%)

농협 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올 가을 추곡수매가 시작되면 2004년산 벼까지 보관해야 해 그 전까지 2001년산 벼를 처분하지 못한다면 창고 부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02년도에 2001년산 벼를 많이 내놓으면 쌀값이 하락할까 우려해 제때 팔지못했다"며 "불우이웃 돕기 등으로 소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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