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런 이웃사촌
"대구와 칭다오는 서로 남이 아닙니다.
이제는 바로 이웃입니다.
주말 칭다오에 와서 관광하고 일요일 오후 대구로 되돌아 가는 일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칭다오입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지난해 12월 자매결연 10주년을 맞아 조해녕 대구시장이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를 방문해 현지 공무원들과 만났을 때 양측이 서로 주고받은 대화는 대구시와 칭다오의 관계를 잘 말해주고 있다.
양도시간 왕래가 국경을 넘나드는 관계라기보다 이웃을 왔다갔다 하는 정도로까지 가까워진 것.
80년대 덩샤오핑의 개방개혁 정책에 따라 '죽의 장막'이 걷히면서 대구기업들이 하나둘씩 중국으로 떠났다.
특히 지역 섬유업체들은 대구에서 가까운 칭다오시에 새 둥지를 틀기 시작, 많을 때는 80여개의 지역기업들이 진출하는 등 칭다오는 '제2의 대구섬유도시화'가 되는 듯했고 이런 추세는 90년대들어 가속화돼 너도 나도 중국으로 탈출했다.
양도시의 교류는 기업진출과 각종 박람회 및 무역상담회 참가를 비롯한 경제교류 뿐만 아니라 해마다 달구벌축제와 칭다오 국제맥주축제에 서로 예술단을 파견, 축하했다.
한발 더 나아가 수영과 레슬링, 보디빌딩 등 스포츠에서의 친선경기 개최 등으로 발전했고 양지역 관광단체와 대학 및 적십자사간 자매결연 등 민간단체 교류로 활발하게 이뤄졌다.
또한 지난 2001년부터는 대구~칭다오를 오가는 직항로가 개통, 교류는 더욱 가속화됐다.
이처럼 양도시간 교류가 빈번함에 따라 조해녕 대구시장은 지난해 중국방문에서 돌아온 뒤 중국문제를 다룰 부서를 신설토록 해 지난 7월 투자통상과 내에 사무관 등 직원4명으로 구성된 '아주협력담당'을 신설, 보다 체계적인 교류가 이뤄지도록 했다.
그러나 '가깝고도 가까운, 그러나 너무 가까이 하기 조심스러운 중국'이란 지역기업인들의 평가처럼 중국이 이상향(理想鄕)만은 아닌 것 같다.
적잖은 기업체들이 현지적응에 실패, 빈손을 돌아오고 있는 것.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칭다오에 진출했던 지역기업 80여개 중 6월 말 현재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34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시 김범일 정무부시장은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진출했다 현지에서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포기한 업체들이 적잖았다"면서 섣부른 중국진출 결과를 진단했다.
김 부시장은 또 "중국에서 살아남은 지역업체들은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며 현지적응에서 성공한 업체들"이라면서 "앞으로 지역업체들의 칭다오 진출은 점차 신중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대구업체의 일방적인 칭다오 진출과 달리 대구에 진출한 칭다오기업이나 자본은 거의 전무한 상태. 대형 중국식당 한 곳이 겨우 문 열었을 뿐. 따라서 미래 동반자적 발전을 위해서는 이같은 일방적 투자와 교류는 지양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난해 칭다오시를 비롯한 중국지역 자매도시 방문뒤 중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조해녕 대구시장은 "중국과의 교류는 너무 서두르지 말아야 하며 섣부른 자신감과 안일한 생각으로 투자하다가는 실패한다"며 경고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사진: 지난해 12월 대구-칭다오시 자매결연 10주년을 맞아 칭다오시에서 열린 양 지역 경제교류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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