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구미제4산업단지를 조성, 분양하면서 싼값에 용지를 공급해 분양율을 높일 생각은 하지 않고 온갖 수단을 동원, 조성원가를 높여 땅장사를 하는데 골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국가 전문기관 관계자는 "수익에만 집착한 한수공의 행태를 보면 과연 산업단지를 조성할 자격이 있는 기관인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자본비용 과다계상=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시행령에 따르면 분양이 늦어져 발생한 자본비용(이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양가격 결정 때 계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분양이 늦어지는 것은 전적으로 산업단지 조성기관의 책임으로 돌려 서둘러 산업단지를 분양케 하려는 취지다.
한수공은 그러나 지난 2002년 조성기간을 6년 늘리는 내용의 실시계획을 변경하면서 추가로 발생한 이자 618억원을 조성원가에 그대로 반영했다.
총 분양대상 면적이 133만평임을 감안하면 평당 7만9천230원씩 부풀린 셈이다.
▲일반관리비 과다계상=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국가로 부터 지원받은 보조금은 자본비용 등을 제외한 공사비, 보상비, 조사설계비 등은 직접경비에서 빼야 한다.
한수공은 그러나 국고보조금을 자본비용 등을 포함한 총사업비에서 빼 직접경비의 5%로 책정되는 일반관리비를 46억2천500만원 부풀린 의혹을 사고 있다.
관리비를 늘려 조성원가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돈은 평당 분양가를 6천원씩 낮출 수 있는 금액이다.
▲공사비 과다책정=구미4단지의 평당 공사비는 18만2천975원이 책정돼 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같은 산업단지 조성기관인 한국토지공사가 조성한 산업단지의 평당 공사비는 왜관2지방산업단지 12만6천363원, 오송생명과학단지 13만2천405원, 포항4연관단지 13만8천180원이다.
구미4단지가 평당 4만4천~5만6천원 가량 비싸다.
줄잡아 평당 5만원으로 계산하면 공사비가 665억원이나 많은 셈이다.
한수공은 이외에도 임대사업으로 발생한 수입을 순현재가치계산 때 포함하지 않은 의혹도 받고 있다.
▲실시계획 변경=한수공은 2000년 구미4단지의 실시계획을 변경했다.
2000년말에서 2006년말로 사업기간을 6년 늘리는 것이 주내용이다.
도로, 공원 등 돈 안되는 기반시설 면적은 줄이고 돈이 되는 상업용지를 늘리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수공측은 △IMF 경제위기로 경기가 침체돼 입주 수요가 급감했고 △진입도로가 2005년6월 완공되는 등 부진하고 △농림부와 농업진흥지역 해제 협의가 지연된 점을 사업기간 연장 사유로 들고 있다.
관련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경기침체에 따른 분양율 저조 등은 산업단지 조성 기관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며 "진입도로 개설과 농업진흥지역 해제 협의 지연 등도 사전에 충분히 감안해야 할 사항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년 분양가 높이기=산업단지 분양가는 한번 책정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변경할 수 없다.
사업자가 서둘러 분양해야 손해를 줄일 수 있도록 만들어 분양에 적극성을 띠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수공은 그러나 분양에 힘쓰기 보다 온갖 이유를 달아 분양가를 매년 높여왔다.
2000년에 평당 34만원씩 분양했으나 2001년 35만원, 2002년 36만원, 2003년 39만원, 2004년 43만원으로 매년 1만~4만원씩 높였다.
분양 저조에 따른 이자 등 자본비용이 늘었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한수공측은 "이처럼 분양가를 높여도 조성원가의 74%~82%에 불과해 저렴한 편"이라며 "(게다가) 구미4단지 활성화를 위해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사업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분양이 안돼 자본비용이 늘었다고 분양가를 높이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태환 의원측은 "조성원가 자체가 부풀려진 만큼 한수공의 어떤 해명도 수용하기 어렵다"며 "감사원이 철저히 감사해 한수공의 땅장사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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