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봅시다-신문일기 쓰기

입력 2004-08-23 09:24:12

개학이 다가오는 학생들에게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방학 과제다.

그 가운데서도 일기쓰기는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여유를 부리느라 매일매일 일기를 쓰기가 쉽지 않은 보통 학생들의 입장에서 한꺼번에 밀린 일기를 쓰기는 참으로 고역이다.

어쩌다 가족여행이나 답사라도 갔다 온 날은 기억을 더듬어 쓸 수도 있겠지만, 쳇바퀴처럼 학원에 갔다 오고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며 지낸 대부분의 날엔 일기 쓸 거리를 찾기가 만만찮다.

이럴 때 신문을 소재로 일기를 쓰면 좋은 더없이 훌륭한 방학 과제물이 될 수 있다.

식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다.

신문 일기를 쓰는 가운데 신문 읽기와 글쓰기에 취미를 붙일 수도 있다.

◇쉽게 시작하라

신문을 활용해 일기를 쓴다고 굳이 딱딱한 주제나 소재의 기사를 찾을 필요는 없다.

쉽고 재미있게 하려다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리기 쉽다.

처음엔 하루치 신문을 읽으며 그날의 뉴스를 대표할 만한 사진이나 그림, 그래픽 등을 마음대로 골라 붙이거나 그려보게 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에 대한 느낌이나 덧붙이고 싶은 내용들은 원하는 분량만큼 자연스럽게 쓰게 하면 된다.

광고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가령 여행 안내 광고를 오려붙인 뒤 여행지 관련 정보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써넣게 한 뒤 언제쯤, 어떻게 가고 싶다는 내용을 더하면 괜찮은 여름방학 일기를 만들 수 있다.

책 광고나 영화 광고 등을 이용하는 것도 손쉽게 일기를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초보 단계에서 욕심을 부리면 곤란하다.

여러 개의 사진이나 그림, 글 등을 고르게 하거나 관련 글을 너무 길게 쓰다 보면 지치기 쉽다.

아이가 여러 개를 고르더라도 가장 강조할 하나만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 신중하고 꼼꼼한 자세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생각을 넓혀가는 데도 하나에서 출발하는 것이 쉽다.

◇의견과 주장을 담아라

신문일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기사나 칼럼 등을 소재로 일기를 쓰게 한다.

이때도 지나치게 복잡한 기사나 앞뒤 연관성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기사는 곤란하다.

단일 소재로 압축시켜 완결한 기사를 선택하는 편이 유리하다.

독자투고도 좋은 소재가 된다.

이것을 읽고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써보도록 한다.

처음부터 길게 쓸 필요는 없다.

무게 있는 기사나 사설, 칼럼 등을 소재로 할 정도에 이르렀다면 단계적으로 글을 쓰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기사를 꼼꼼하게 읽은 뒤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기사에 나타난 내용이나 의견, 주장 등에 대해 물음표를 달게 하고, 여기서 출발해 생각의 범위를 넓혀간다.

그리고는 기사나 주제에 대한 자신의 소감이나 의견, 주장 등을 정리해 쓰도록 한다.

이 역시 짧은 분량에서 시작해 점차 늘려나간다.

친구나 가족이 함께 기사를 읽고 나서 서로 질문을 나누어가며 대답하고 토론한 뒤 그 내용을 글로 쓰게 하는 것도 여러 모로 유익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만의 의견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다양한 주장을 받아들이고 균형 있게 글로 정리하는 감각을 키울 수 있다.

◇관심 분야에 집중하라

신문이 아무리 다양한 뉴스와 소재를 다룬다고 해도 매일같이 일기로 쓰다보면 지루해질 수 있다.

이럴 땐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를 골라 전문적인 스크랩 일기를 쓰도록 해 보자. 장래 희망과 연관시켜 집중할 분야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동기가 된다.

현실적인 감각을 익히며 꿈을 키워가는 데 신문만큼 좋은 텍스트도 찾기 힘들다.

가령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신문에 실리는 과학 관련 기사를 집중적으로 스크랩하게 한다.

과학 기사가 실리지 않았다면 관련시킬 수 있는 내용이나 배경이 될 만한 지식 등을 스크랩하면 된다.

관심 있는 분야라면 글쓰기를 할 때 굳이 일기 형태를 강조하지 않더라도 진심이 배인 글쓰기를 유도하기는 어렵지 않다.

특정 분야에 집중시킨 일기는 쌓일수록 학생 자신에겐 엄청난 재산이 된다.

해당 분야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나만의 정보창고가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변해 왔고,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최고의 자료가 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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