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섞인 쓰레기 악취…더는 못참아"
"불법 반입되는 쓰레기의 비율이 30%를 넘어요. 이렇게라도 해야 합니다.
"
수도권의 쓰레기 매립장에 이어 대구의 쓰레기 매립장(달성군 방천리) 주변 지역 주민들도 감시단을 만들어 불법 반입되는 쓰레기 단속에 나섰다.
이들은 아직 계도 수준의 활동에 그치지만 불법 반입이 그래도 줄지않으면 9월부터는 반입을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낮 12시 방천리 위생매립장. 청소 차량이 출입구 앞에 정차하자 '주민 감시원'이라고 적힌 빨간 모자와 초록색 조끼를 입은 주민 서너명이 다가섰다.
이들은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인해 차체에서 침출수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뒤 쓰레기 봉투를 뜯어가며 일일이 쓰레기 내용물을 살피기도 했다.
감시대원 유혜수(39.여)씨는 "매립지에 1시간만 있어도 후각이 마비되고, 입맛이 뚝 떨어진다"며 "특히 요즘 같은 날씨에는 부패 속도가 빨라 냄새가 더 역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모두 8명인 감시원들은 2개조로 나눠 새벽 5시부터 오후 6시까지 13시간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에 평균 500여대의 차량이 진입하고, 1천600t의 쓰레기가 묻히기 때문에 8명이 불법 반입 쓰레기를 모두 감시하기가 쉽지않은 일.
며칠 전 플라스틱 페인트통 등을 실은 차량을 적발해 분리 매립하도록 했다는 김순희(40.여)씨는 "가정에서부터 쓰레기 탈수처리와 분리배출을 습관화한다면 쓰레기양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방천매립장 확장을 반대하기에 앞서 3만여평의 매립지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활동에 대해 대구의 구.군청은 물론 청소대행 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종량제 봉투에 담지않거나 제대로 분리 배출되지 않는 쓰레기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이들의 단속은 이래저래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것.
게다가 감시단이 쓰레기의 불법 반입을 막으려 들 경우 대구 시내 곳곳에 버려지는 불법 투기 쓰레기의 수거 자체가 어려워져 이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위생매립장 주민지원협의회 오재식 회장은 "시민들이 배출 방법만 제대로 지켜도 불법 쓰레기가 상당량 줄어들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쓰레기 매립장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공익적인 활동인 만큼 어려움이 있더라도 감시 및 단속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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