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어패럴밸리 문화재 발굴 이견

입력 2004-08-16 08:51:11

"전체"-"공동주택 부지만"

대구시 동구 봉무동 패션어패럴밸리 1단계 조성공사 부지 내 약 3만5천평에 대해 조만간 문화재 발굴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영남문화재연구원(원장 이백규)은 지난 13일 '봉무산업단지 문화재 시굴조사 지도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대구시와 개발업자 등은 유적지 출토범위 전체에 대해 발굴을 실시할 경우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영남문화재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9월말까지 패션어패럴밸리 주거단지(약 7만5천여평)에 대해 시굴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지금까지 청동기시대 유구(遺構 ·구조물의 유물) 6기, 주거지 야외노지(爐地) 등 삼한시대 유구 5기, 마찻길(2개소) 돌방무덤(石室墓·4기) 석조물 등 삼국시대 유구 27기, 조선시대 도로유구 2기 등 모두 40기의 유구를 확인했다.

또 일제시대 인공동굴이 발견되는 등 고대와 근대사 연구에 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지도위원들은 향후 발굴조사는 유적이 출토된 전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희준 경북대 교수는 "유적 출토범위 중 굴착깊이가 얕은 단독주택 부지라도 훼손 가능성이 있으므로 발굴조사 후 보존이나 개발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했고, 김권구 계명대박물관장도 "발굴조사는 유적출토 전 범위로 하되 발굴인원을 최대한 많이 투입해 발굴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철 계명대 교수와 임효택 동의대박물관장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대구시와 개발업자는 패션어패럴밸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주거단지 중 지하 굴착범위가 넓은 공동주택 부지(약 2만평)에 한해서만 시굴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패션어패럴밸리 주거단지에 대한 발굴조사는 영남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청에 시굴조사 보고서를 제출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10월과 11월 사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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