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또는 짧은 간격을 두고 함께 복용하면 약물의 생체 반응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약물간의 상승작용(synergism)은 서로 약리 작용이 증대될 때를 말하며, 길항작용(antagonism)은 약리 작용이 소실될 때를 의미한다.
이 같은 약물간 상호작용을 적절히 이용하면 부작용을 줄이고 약효를 키우는 등 바람직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약효가 적어지거나 소실 또는 독성이 증가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많이 처방되는 몇 가지 주요 약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사례를 보자.
▨혈압약, 아테노롤
베타 차단제인 아테노롤(예, 테놀민 등)과 같은 혈압 약은 교감신경계를 억제하는 다른 제제(레세르핀 등)와 함께 복용하면 과잉 억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용량을 줄여야 한다.
또 혈당강하제(당뇨약)와 병용하면 혈당강하 작용이 증가한다.
칼슘 길항제(성분명 염산베라파밀 등)와 함께 먹으면 저혈압을 초래하는 등 약물 간 상호작용이 증가한다.
또 심장계통에 쓰는 디소피라미드, 프라카인아미드와 같이 먹으면 심장기능이 과도하게 억제되고 이 약을 복용 중인 환자에게 마취제를 사용하면 교감신경이 과잉 억제된다.
칼슘차단제인 니페디핀 등의 디히드로피리딘계 약물과 병용하면 저혈압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잠재적인 심장 장애 환자에게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디기탈리스제제를 병용하면 심장에 있는 방실의 전도 시간을 연장시켜 맥박이 느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부프로펜, 인도메타신(소염.진통제) 등과 함께 쓰면 혈압 강하 작용을 감소시킨다.
시메티딘(위장약)과 병용 투여하면 이 약의 혈중농도를 증가시킨다.
▨코감기약, 슈도에페드린
슈도에페드린(예, 액티피드 등)은 교감신경 흥분약과 병용할 때 약물의 작용이 증대되고 마취제와 함께 쓰면 심실성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고혈압약, 삼환계 항우울약과 함께 먹을 경우 혈압을 잘 관찰해야 한다.
▨제산제
제산제(예, 겔포스 등)는 위 내의 산도를 높이고 함께 복용하는 약물의 흡수를 방해한다.
약물간 상호작용은 유전, 나이, 간이나 신장 기능 등과 같은 조건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중독도나 빈도는 일정하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많을수록 발생빈도가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아스피린
아스피린은 쿠마린계 항응고제(와파린 등) 혈당강하제(인슐린제제, SU계 등)와 함께 복용하면 그 작용이 증대된다.
또 혈중농도 지속제인 프로베네시드와 같이 쓰면 요산배설작용을 억제하고 치아짓계 이뇨제의 작용을 감소시킨다.
메토트렉세이트와 함께 쓰면 혈액학적 독성이 증가되고, 리튬제제와 병용하면 리튬의 혈중농도가 상승해 리튬중독이 나타난다.
▨아세트아미노펜
아세트아미노펜(예, 타이레놀 등)은 신경안정제인 바르비탈계 약물, 삼환계 항우울제, 알코올 등과 함께 먹으면 아세트아미노펜의 대사능력이 떨어져 간 장애가 유발된다.
또 리튬의 혈중농도가 상승하며 치아짓계 이뇨제의 작용이 감소한다.
이처럼 약물에는 복잡한 상호작용들이 있다.
따라서 의사나 약사의 조언없이 여러가지 약물을 섞어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약물상호 작용으로 인한 약화(藥禍) 사고를 예방하려면 의사나 약사에게 현재 복용 중인 약이나 최근 한 달 이내에 먹었던 약물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가급적 단골 약국을 선택하면 투약 기록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이같은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인숙(대구시약사회 부회장.온누리 유정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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