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 경제는 심각한 '순환기 장애' 중증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는 흐름인데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투자 부진은 물론 소비 위축, 실업률 증가, 외국자본 이탈, 주가 하락 등 모세혈관 곳곳에서 경색(梗塞)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결국 우리 경제는 근본적인 활력을 잃게 된다. '막힌' 곳을 '뚫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6일 "부자가 돈을 써야 경제가 돌아가는데 사회 분위기는 부자들이 돈 쓰는 것에 위화감을 느끼고 있다"며 "부자들이 돈을 쓰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했다.
통화 경색의 부작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경제 수장으로서 뒤늦게나마 우리 경제의 '아픈 곳'을 제대로 짚은 것임은 틀림없다. 경제 성장을 고려할 때 총통화량(M3) 증가율이 최소 10% 정도는 돼야하는데 이미 지난 6월 중에는 증가율이 6%대 초반으로 크게 떨어져 '심리적 동결' 상태로까지 연결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지경이다.
그러나 이런 사회 분위기는 '국민 탓'이 아니다. 문제의 중심에는 항상 정부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경제 살리기에 정말로 혼신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돈 안 쓰는 사회 분위기의 상당 부분이 대정부 신뢰 상실에 있다는 것을 모른단 말인가. 지난 6일 이해찬 국무총리와의 간담회에서도 기업인들은 제2의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를 강도 높게 표명했다.
특히 권영준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의 "지금 본질적인 문제는 성장잠재력 확충인데 정부가 비본질적인 것들에 집착하니까 정치적 정책적 불확실성이 증폭된다"는 지적은 눈길을 끈다.
정부는 막힌 곳부터 뚫어놓고 이념과 가치 논쟁을 해야 한다. 민생을 도탄에 빠뜨리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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