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 질레트 스타리그 결승전

입력 2004-08-02 13:45:03

#1경기=노스탤지어에서 펼쳐진 결승전 1경기는 11시(저그)와 5시(프로토스)의 대각선 방향에 위치가 결정되면서 일단 저그가 웃었다.

게다가 프로토스가 준비해온 초반 러시가 쉽게 막히면서 경기의 향방은 저그의 승리로 점쳐졌다.

하지만 역전은 모든 게임의 묘미가 아닐까. 대량의 유닛 생산으로 지속적인 공격을 펼친 저그를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상대 멀티진영을 게릴라 견제로 밀어버린 프로토스가 경기를 역전. 1경기의 훈장은 커세어와 다크템플러가 차지했다.

#2경기=이번 대회에서 프로토스가 가장 유리한 맵이라고 평가받았던 레퀴엠에서 벌어진 2경기는 선수들의 심리적인 요인이 승리의 향방을 갈랐다.

지난 경기에서 4드론이라는 극단적인 초반공격을 선보였던 박성준 선수와의 대결인 만큼 박정석 선수는 초반에는 공격 대신 수비에 치중하며, 후반 대공격을 노릴 심산이었다.

하지만 저그는 예견했던 대로 초반 승부에 초점을 맞췄다.

절묘한 타이밍 저글링 러시로 상대진영을 유린, 쉽게 항복 선언을 받아냈다.

#3경기=이번 결승전의 하이라이트. 8시(저그)와 10시(프로토스)에 위치한 남자이야기에서 펼쳐진 3경기는 두 선수 모두 사활이 걸린 한판 승부. 프로토스는 준비된 전략으로 센터 몰래 게이트를, 저그는 멀티를 가져가며 평범한 전략으로 응수했다.

프로토스의 필승전략이 발각되지 않으면서 승부는 프로토스 쪽으로 기운 듯했다.

상대 멀티진영에 빠른 러시로 승부를 보려 한 것. 하지만 저그의 환상적인 저글링 컨트롤이 빛을 발했다.

결국 프로토스의 극단적인 전략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이후는 저그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이어진 것. 프로토스는 5부대가 넘는 어마어마한 저그의 공중유닛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4경기=경기전 박정석 선수는 가장 힘든 맵으로 머큐리를 꼽았다.

결국 그의 말대로 4경기 맵으로 결정된 머큐리는 그의 마지막 전장이 되고 말았다.

3시에 위치한 프로토스는 방어 전략을 선보이며 빠른 멀티를 시도했다.

또 중앙 좌측에 몰래 건물을 지으며 상대의 허점을 노렸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박성준을 선택했다.

정찰을 보낸 저글링이 몰래 짓는 건물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면서 프로토스의 필승전략은 허사가 된 것. 이후 프로토스 진영을 완벽히 봉쇄한 저그는 하늘을 뒤덮은 수많은 공중유닛으로 2시간의 대혈전을 마무리지었다.

이번 결승전에서 박정석 선수가 자신만의 전매특허인 물량전 대신 전략적인 승부를 보려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이 아닐까.

정욱진 penchok@imaeil.com사진: 1일 오후 EXCO(대구전시컨벤션센터)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린 온게임넷 스타리그 KTF박정석 대 POS박성준의 결승전을 관람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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