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동포애 확인하는 계기됐죠"
간첩음모죄로 9년형과 3년간의 보호감찰을 선고받고 복역해온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이 한국시간으로 28일 가택연금에서 풀려났다.
가택연금 기간 동안 그의 발목에는 전자감응 장치가 부착돼 있었다.
이 장치는 일정거리를 벗어나면 연방교도소로 연락되도록 프로그램돼 있었다.
가택연금에서 풀려남으로써 그는 56세에 교도소에 수감된 후 64세에 완전히 풀려난 것이다.
'로버김 후원회'의 도움으로 e메일을 통해 그를 만났다.
"어머니 장례식 참석 차 아내가 한국으로 떠난 후였어요. 현관문 밖에는 아침에 배달된 신문이 비에 젖고 있었습니다.
현관문에서 고작 두어 걸음이지만 저는 신문을 가져올 수 없었습니다.
조금만 다가가면 센스가 요란한 소리로 경고했습니다.
아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신문은 차곡차곡 쌓여 갔습니다.
" 로버트 김이 설명하는 가택연금 생활이다.
김은 자신의 사건과 관련,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지난 8년 동안 수 차례 탄원서를 보냈지만 한국 정부는 외면했다"며 "강대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조국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해군정보국에서 군무위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50여건의 정보를 한국대사관에 제공했다가 미국 당국에 의해 스파이 혐의로 구속됐다.
로버트 김은 감옥생활과 가택연금생활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팔굽혀펴기 50회와 달리기.역기로 건강을 관리했다.
건강을 꼭 지키고 싶었다.
수감 생활을 끝낸 후에는 또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불우 청소년을 위한 교육 사업에 인생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던 만큼 외롭고 힘든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로버트 김은 불굴의 의지를 가진 사람이다.
오랫동안 그를 가까이서 지켜 본 이웅진 로버트 김 후원회 회장은 "높은 형량을 선고받은 뒤에도 로버트 김은 감옥에서 혼자 법을 공부해 재심을 청구하는 등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았다"며 "로버트 김과 그의 가족은 우리에게 희망과 사랑을 보여주었으며, 그의 이번 가택연금 해제는 동포애와 인간애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로버트 김은 가택연금에서 풀려났지만 여전히 보호감찰 대상이다.
미국 버지나아주를 벗어나려면 연방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로버트 김 후원회 측은 "1년이 지나면 보호감찰 기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는 만큼 1년 후에는 한국 방문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사진: 가택연금에서 풀린 '로버트 김'이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27일 발목에 찬 전자감응 센서를 가위로 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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