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설비投資, 방치할 텐가

입력 2004-07-27 14:22:44

정부는 경제가 '위기 상태'가 아니라고 우기고 있지만 설비투자는 추락 행진을 멈출 줄을 모른다.

투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수익처'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식어가는 기업 마인드는 이제 한국경제의 뿌리깊은 병으로 자리잡아 가고있는가. 게다가 갈수록 투자가 수입설비 쪽에 편중돼 투자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국내 소비 진작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줄어들었으며 이로써 지난해 2/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업종은 생산설비를 외국에서 대거 수입해 쓰고 있고 일반기업은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꺼리고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설비투자의 내수와 수출간 양극화 현상이다.

국내설비 투자율을 보면 지난해 13.3% 감소했다가 올 1/4분기 다시 14.1%나 감소했다.

그러나 수입설비는 지난해 21.1% 증가에 이어 올 1/4분기에는 20.8% 늘었다.

우리나라는 수출과 수입자본재 투자간 상관계수가 0.78이므로 수출이 늘면 수입은 자동적으로 78% 늘어나는 취약 구조다.

수출이 증가해도 국내 수요로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다.

수출위기는 이제 한국경제의 위기로 직결될 것이다.

이웃 일본은 지난해 GDP성장률이 3.2%를 기록, 정부 전망치 2%를 크게 웃돌았으며 올 1/4분기에는 5.6%를 기록했다.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에서 탈출했다고 장담하는 것은 설비투자와 소비 수출 등 '3박자' 모두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잃어버린 10년'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에 쌓여있는 한국은 일본의 '탈출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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