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양측 타협점 못찾고 극한 대립 양상
올해 하투(夏鬪)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지난달 23일 발생한 코오롱 구미공장 파업사태는 한달이 넘도록 노사간 타협점을 찾기는 커녕 점차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코오롱 구미공장 내 스판덱스와 LCD TV용 광확산판 등 전자재료 생산설비는 협정 근로자들의 조업으로 일부 가동되고 있지만 타이어코드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스포츠용 원사 등은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특히 주력제품인 스판덱스의 경우 생산라인은 가동되지만 출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
반면 생산이 중단된 원사 제품은 조만간 재고가 소진돼 극심한 공급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또 공장 가동중단이 장기화되면서 하루에 10억원 정도의 매출손실과 함께 구미공장에 원.부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이 조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또 코오롱으로부터 원사를 공급받는 대구.구미지역 100여개 중소 직물.가공업체들까지 동반 피해를 입고 있다.
다행히 코오롱 경산공장과 김천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코오롱 전체 매출의 약 45%(5천500억원)를 차지하고, 매출액 중 수출비중이 74%에 달할 정도의 주력 사업장인 구미공장의 생산라인이 멈춰 타격은 여전히 큰 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사양측은 서로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팽팽히 맞서 극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 일각에서는 코오롱의 파업이 지난 2002년 10월 꼭 두달에 걸친 장기파업으로 노조간부 5명이 구속되고 이후 회사는 회사대로 부도가 나 끝내 법정관리까지 가는 사태를 맞은 이웃 업체인 오리온전기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터져 나오고 있다.
그간 코오롱은 주력인 섬유 비중을 줄이고 전자소재산업에 투자를 확대한 결과 원사부문 매출비중을 지난해 36%에서 올해 33%로 줄인 데 이어 내년에는 26%까지 끌어내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실상 코오롱은 구미공장에서 노조가 파업 중인 가운데 지난 24일부터 연간 4천t(30인치 TV 기준 연간 900만대 물량) 규모의 LCD TV용 광확산판 생산라인 가동에 나선 상태이고, 향후 시장의 흐름을 봐가며 추가 증설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코오롱은 화섬업종 대신에 전자소재 등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린다는 방침에 따라 구미공장 내 하루 60t 생산규모의 낡은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라인의 철수를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회사는 노조와 올 임단협 교섭에 나서면서 "원사라인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 안에는 인력 구조조정 내용이 없으며, 노후 설비에 배치된 유휴 인력을 신규설비 쪽으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노조 설득에 나섰다.
이에 노조도 처음에는 "올해도 극한 대립 양상을 보이지 않고 예년처럼 수차례 교섭을 갖는 과정에서 원만히 타결될 것으로 전망, 창구를 항상 열어 놓고 언제든지 노사 교섭을 가진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결국은 장기파업이라는 사태를 초래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코오롱 노조 김하묵 선전부장은 "사측은 그동안 노조가 요구해온 신규투자와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해서 전혀 이렇다할 대안제시를 않고 있는데 대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로 인한 파국의 책임은 전적으로 회사가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코오롱 노조 조합원 600여명은 "앞으로 구미공장에서 노사간 대화는 없다"고 밝히고 파업 한달째를 맞는 23일 과천 소재 코오롱 본사와 국회 등지를 방문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