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해발 600m 백운동 심심산골 '중기마을'

입력 2004-07-21 09:06:41

토종벌 치고, 야생꽃 찾고...심심할 틈 없네

가야산 해발 600여m에 위치한 성주군 수륜면 백운동 중기마을. 수려하고 아름다운 가야산과 백운계곡을 배경으로 전형적인 농촌 생활을 맛볼 수 있는 '녹색농촌체험마을'이다.

마을 정면에서 검붉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가야산 풍광을 한 눈에 병풍처럼 접할 수 있어 '축복받은 마을'로 불린다.

허름한 시골집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있는 40여가구는 메밀,콩 등 밭농사와 토종꿀 재배로 생계를 이어가며 천혜의 자연조건과 어우러지는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가야산 국민호텔 바로 밑 생수장식당에서 마을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길이 200여m의 황토볼(황토로 만든 구슬)길은 이 곳의 대표적 자랑거리. 뙤약볕에 맨발로 걸어 고통도 적지않지만 주변의 100여종의 야생화와 2만여평의 메밀단지 등 자연의 정취를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때문에 방문객들의 필수 체험코스다.

현지 주민들은 "발 지압효과로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각종 질병을 예방해 준다"며 열띤 홍보를 벌이고 있다.

특히 맨발로 걸으면 발에 가해지는 통증이 크기 때문에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고 가족 단위의 사진촬영 단골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토종벌꿀 체험학습장

짚으로 엮은 삼각형 지붕을 머리에 인 500여개의 벌통 행렬이 형형색색의 숲속 야생화와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주민 10여명이 작목반을 구성해 가을 단 한차례의 수확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벌 분봉 작업과 수확 과정 등에 대해 열변을 쏟아낸다.

체험 시민은 행여나 있을 벌떼 습격에 대비해 주민들이 제공하는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꿀 사육상태를 손으로 직접 맛볼 수 있다.

일반인들에게 벌통을 분양해 영남지역은 물론 서울, 경기, 충청, 호남권 등 전국의 분양자들이 주말과 휴일이면 찾아든다.

주말농장도 운영하고 있는 '가야산 토종꿀' 농장 대표 박세경(45)씨는 "농장을 찾는 방문객들은 벌을 키우고 수확하는 과정과 토종꿀 여부에 관심이 많다"면서 "벌을 겁내는 방문객에게 '한방에 5만원짜리 벌침'이라고 얘기하면 모두 함박 웃음을 터뜨린다"고 말했다.

주민 조종훈(41)씨가 운영하는 버섯농장과 참외장아찌 생산현장을 찾는 것도 단골 코스. 전국 명품인 성주참외를 소금물에 절여 일정 기간 건조'발효시킨 참외장아찌는 오이 등 다른 장아찌보다 맛이 새콤하고 짭잘해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단골 고객으로 연결된다.

표고, 느타리 등 다양한 버섯재배 현장도 조씨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체험할 수 있다.

감자'옥수수 구워먹기와 모깃불 피우기, 청정 채소 등 친환경 현장 견학과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봄'가을에는 산나물 채취, 감자'고구마 캐기, 메밀 캐기, 메주쓰기, 장담기, 도리깨 타작 체험 등이 추가된다.

▨야생화 생태식물원

가야산 공원 집단시설지구내 5만㎡ 규모의 야생화 생태식물원도 오는 9월 문을 열 예정이어서 중기마을은 전국 제일의 야생화 메카를 꿈꾸고 있다.

모두 65억원의 예산을 들여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며 가야산 특유의 뛰어난 약효로 인정받는 약용식물원, 가야산 대표적인 식물을 한 곳에 모으는 자생식물원 등 50여만본이 식재된다.

야생화 키우기, 야생화를 이용한 꽃바구니와 부케 만들기 등 일반인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인근 명소

백운동을 출발하는 가야산 등산로는 체험 보너스. 백운계곡과 폭포를 끼고 올라가는 등산로는 딸배나무, 고로쇠나무 등 300여종의 수목이 울창한 숲을 이뤄 요즘같이 쨍쨍 내리쬐는 햇볕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산 정상까지는 왕복 4시간30분이 소요되지만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은 산행을 하다가 힘들면 계곡에서 얘기꽃을 피워도 운치가 그만이다.

인근 1천여평에 달하는 군민화합공원도 탐방 코스다.

각종 조형물 등 조경 시설과 휴식 공간이 충분히 확보된데다 대형주차장도 무료여서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숙박과 교통편

고가옥 등 전형적인 시골집 10여가구가 민박을 운영한다.

숙박비는 3인 기준으로 2만원이며 최대 120명을 수용하는 농가도 1곳 있다.

민박집에서 가야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로 키운 미나리와 재배한 콩으로 가마솥에 불을 때 만든 손두부, 직접 채취한 산나물로 만든 산채 쌈밥 등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체험 안내와 민박 신청은 녹색체험마을 총무 최상곤(38'연락처 011-802-0158)씨가 맡고 있다.

인근 식당촌에서도 우리밀 국수와 청국장, 토종닭 백숙, 꿩 요리 등 맛난 음식을 접할 수 있으며 생수장 식당 등 일부 대형 식당들은 아예 숙박비를 받지 않는다.

대구에서 계명대 성서캠퍼스를 거쳐 다사 방면의 국도 30호선을 타고 성주읍을 지나 고령군 방향으로 진행하면 1시간 20여분 남짓해 수륜면 소재지를 만난다.

이곳 삼거리에서 '가야산 해인사' 팻말을 따라 우회전해 국도 59호선을 따라 10여분 오르막을 오르면 중기마을이다.

대구에서 화원을 거쳐 고령쪽으로 오는 길도 있으나 거리도 멀어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는게 단점이다.

수륜면 백운동이 가야산 정면인데 반해 산 뒷자락에 위치한 가천면 신계'용사리의 '포천계곡'도 행락객들의 여가'휴식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산 북쪽 자락의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나오는 계곡으로 길이가 7km에 달하고 계곡의 암반위로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맑고 차가운 물이 주변 산새와 수목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급하게 흘러내리는 상류의 물길은 하류로 내려올수록 느려지면서 구비마다 경치를 이뤄 계곡의 대표적 명소 9곳이 '포천구곡'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8곡인 반선대는 소나무숲과 계곡의 절묘한 조화로 경관이 뛰어나고 마지막 9곡인 홍개동은 쌍폭이 나뉘어 흐르고 돌들이 바둑알처럼 놓여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만귀정'과 함께 계곡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성주읍에서 고령쪽으로 10여분 차를 몰고 가천삼거리를 만나 우회전 해 신계리 방향으로 진입하면서 포천계곡이 시작된다.

계곡을 따라 행락객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도 적지않다.

성주학생야영장 옆의 '백운도요'에는 도자기 체험과 전시실이 운영된다.

현재 대구공업대 이경석(48)교수가 9년째 이곳에서 터를 잡고 있다.

이 교수가 개발한 항균성 유약으로 빚은 '항균성 도자기'는 시중에서 접할 수 없는 독특한 것으로 수백 종의 도자기가 전시돼 있다.

물론 방문객은 도자기 작업 관람과 체험이 가능하다.

이 곳에서 10분쯤 계곡 상류로 올라가면 '가야산 참숯골' 찜질방이 나타난다.

'효험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대구'경북은 물론 경남'부산 등지에서도 단체 이용객들이 몰려 평일에도 북새통을 이룬다.

주민들은 "주말과 휴일에 포천계곡을 찾은 행락객들의 단골 코스가 될 정도로 이곳 찜질방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또 10분쯤 차를 타고가면 가야산 해발 450m 지점에 조성된 조각공원을 만난다.

가야산 뒷자락 정상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으며 1천여평 잔디광장에 각종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황토집으로 만들어진 '풍경'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조영천(43)씨는 "가족'단체 손님들을 위해 갤러리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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