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M도 8개관 전환 검토
대구시내 단관 영화관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불어닥쳤던 멀티플렉스 붐이 한 곳의 영화관에서 각종 유희를 '모듬스페셜'로 즐기고 싶어하는 젊은 관객들의 코드와 맞아떨어지면서 단관들이 설자리를 잃게 된 것.
결국 최근 몇 년새 대구를 대표했던 극장들인 자유, 제일, 대구극장 등과 사보이, 오스카, 신도 등 동네마다 있던 재개봉관들이 잇따라 문을 닫게 됐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씨네아시아가 경영난을 이유로 폐관 절차를 밟고 있고, 유일한 단관으로 남았던 시네마M마저 8개관 규모의 멀티플렉스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등 대구가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멀티플렉스 100%' 도시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마디로 '단관의 추억'이 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많은 지역 영화인들과 영화팬들은 "극장의 낭만이 사라졌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한 지역 영화인은 "1천 석 규모의 대극장, 넓은 스크린, 웅장한 음향 등을 자랑하는 예전 단관시절 극장들에 비해 요즘 멀티플렉스는 '비디오 방'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직장인 최경모(29)씨는 "영화관이 멀티플렉스 일색이 되면서 가장 큰 변화는 한 영화가 스크린에 걸리는 기간이 짧아진 것"이라며, "조금만 늦으면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투자한 만큼 뽑는다'는 기본이 철저한 멀티플렉스가 흥행성 위주의 상업영화만 선호,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욕구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높다. 한 영화인은 "영화관만 멀티이지 상업영화 일색인 멀티플렉스는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영화인들을 오히려 밀어내고 있다"며 "유럽이나 제3세계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어디로 가야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다양한 영화를 입맛대로 골라볼 수 있다는 멀티플렉스의 덕목이 무색한 대목이다.
멀티플렉스의 발원지인 미국에서는 요즘 홈시어터의 발전과 P2P의 강세로 멀티플렉스의 매력이 감소, 상당수 극장들이 상영관을 줄이거나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한다. 멀티플렉스 천국이 돼버린 대구가 한번쯤 되새겨 봐야할 이유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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