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촌 건립'의 꿈, 청광도예 김외준씨

입력 2004-07-16 11:39:01

"도예촌 건립이 꿈이지요." 불교유적으로 가득한 남산기슭에 자리잡은 청광도예 김외준(金外俊.41.경주시 남산동 1008의22))씨. 그는 명지대 대학원 도자기학과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만학도.

방학과 휴가철인 요즘 그의 거북등처럼 갈라진 도자기를 체험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다.

이는 그의 작품이 여느 작품과도 다른 한마디로 독특하기 때문.불과 흙의 오묘한 조화를 가까이 하면서 도공의 한계까지 극복하려는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제작기법에다 현대화의 기술을 접목시킨 순수창작물이다.

그는 항상 도자기의 처리기법이나 감각 등을 염두에 두며, 주변에 특징적으로 응용화된 부분이 있으면 그 생각을 정리하고 실행에 들어간다.

밤에 누워있다가도 도자기에 대한 어떤 고유의 정서나 이미지가 떠오르면 이것을 정리해야만 한다.

전통계승이라는 시대적 명제와 함께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작품인 청광요를 찾은 관광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가 1999년 '도자기 소지의 표면균열 기법'으로 특허출원한 작품은 연못의 바닥이 가뭄에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듯 그의 작품도 역시 그처럼 균열돼 있다.

오랜 시간 연구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완성된 그의 도예품은 '태초에 땅이 갈라짐이라는 지극히 원초적인 자연계의 한 원리에 의해 형성된 듯,자못 신비롭기까지 하다.

처음 작품이 공개 되었을때 사람들의 반응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이웃 일본까지 다량의 작품이 수출됐다.

한국인의 자손심을 걸었다.

찬란한 신라 서라벌의 후예로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자기에 매달려 한점 한점마다 혼을 새겨 넣었다.

하지만 그 작업은 계속되지 않았다.

일본과 교류를 하다보니 그 쪽에서 요구하는 것이 있었다.

새도자기에 자기네 사인을 넣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만두었다.

그는 독창적으로 연구한 작품에 그들의 이름이 찍힌 도자기를 공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표면이 매끄러운 도예품들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을때 그의 작품 시현은 시민들의 도예의식에 불을 지폈다.

그는 경주시도자기협회 회장을 지내면서 90여 회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도예촌건립에 대한 꿈을 가지기 시작했다.

경주는 도자기 생산단지로서는 여주.이천 다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분청사기 외에도 곡옥과 옥반지를 이용한 장신구는 관광상품으로 인기다.

독특한 색상과 질감의 보석들은 보기에도 아름답고 고급스러워 여성들이 좋아하고 있다.

청광의 작품들은 지난해 경북공예품경진대회 대상을 비롯해 전국공예품경진대회 산업자원부장관상 등 20여차례에 걸쳐 크고작은 상을 받았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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