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홀대'는 이제 지역민들에게 가슴에 박힌 못이 됐다.
때문에 감정적 차원의 반발을 넘어 원망으로 번졌다.
최근 수년간 눈부신 서해안 개발을 바라보면서 소외감까지 깊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동해안 간선망인 국도 7호선 확장. 포항~울진 7번 국도 4차로 확장 공사를 지켜보는 경북 동해안 주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지역 낙후성을 해소하고 지역간 형평성을 유지한다며 기존 2차로를 4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시작한지 15년이나 지났지만 완전 개통까지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
오히려 뒤늦게 착공한 서해안 고속도로는 이미 지난 2001년 개통됐다.
특히 7번 국도 중 영덕군 구간 공사 상황은 이 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
영덕 지역을 통과하는 7번 국도는 남정면에서 병곡면 금곡리 사이 44.89㎞. 부산국토관리청이 시행하는 이 공사에는 모두 3천60억원이 투입되도록 계획돼 있다.
하지만 계획대로 해도 공사에 걸리는 시간은 무려 15년. 첫 공사 구간인 남정면 부경~강구간 10.5㎞가 1993년 3월 착공됐고, 마지막 착공 구간으로 지난해 9월 발주된 병곡면 거무역~금곡 구간 7㎞ 준공 일자는 2008년 9월로 잡혀 있다.
40여 ㎞에 불과한 이 공사가 15년 이상 걸리는 것이다.
반면 총연장 353㎞인 서해안고속도로는 11년만에 완공했다.
세세한 부분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한심하다.
636억원이 들어간 강구~화수간 10㎞ 공사에는 장장 12년이나 소요됐다.
1년에 1㎞ 공사도 채 못한 셈이다.
올 연말 준공 예정인 영덕읍(화수)~축산면(도곡) 간 9.2㎞ 공사도 9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투자 때문에 780억원이 투입되는 병곡 거무역~금곡간 7.3㎞ 공사도 2003년 9월 착공, 2008년 9월 준공이라는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믿는 주민은 없다.
영덕군청 한 관계자는 "거무역~금곡간 공사비로 2003년 2억원, 2004년 78억원이 겨우 배정됐다"며 "이런 식이라면 공기 5년이 10년으로 늘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영덕군내 100여리 구간의 확장 공사에 무려 20여년이 걸린다.
이쯤 되면 정책적 배려가 아니라 차라리 고통이다.
울진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후포면에서 북면까지 64.7㎞인 울진 군내 7호선 구간 중 16.2㎞는 개통됐지만 나머지 전 구간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당초 완전 개통 목표 시기는 2005년 말. 하지만 예산 사정을 이유로 공기가 2008년말까지 3년 연장됐다.
역시 이마저 믿는 사람은 없다.
7번 국도 확장 공사가 질질 길어지면서 직간접 피해까지 속출하고 있다.
명사 20리를 자랑하는 대진~고래불해수욕장 관광단지 조성 등 상당수 지역 개발이 덩달아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동해안 지역에서는 경북도청이나 지역 출신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영덕 강구면의 한 주민은 "선거때마다 국비를 확보했다고 수시로 자랑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는 정치인들이 일을 어떻게 추진하길래 영덕 구간 100여리 7호선 공사에 15년 이상 걸리느냐"고 힐난했다.
7번 국도 조기 확장은 선거 때만 이슈화했다가 당선 후엔 내팽개친다는 것이다.
영덕군청 관계자는 "기초 지자체가 노력하지만 7번 국도 확장 예산은 국가사업이어서 한계가 있다"며 "광역 지자체와 동해안 출신 국회의원 들이 적극 나서야 시급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영일만 신항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겨우 지난 달 10일 지루하게 끌어오던 4선석 규모의 컨테이너부두 민자사업 시행사가 확정돼 실시협약을 체결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동안 사업이 지연되는 바람에 오는 2011년까지로 된 완공 목표를 달성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앞으로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어느 세월에 완공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동해중부선 철도 부설 역시 현재까지 포항~삼척 구간 중 역사 19곳을 건설한다는 계획만 결정됐을 뿐 더 이상 진척이 없다.
그나마 역사현상 공모가 최근 실시돼 이달 말쯤 당선작이 가려진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를 토대로 기본설계는 오는 8월부터 연말까지, 실시설계는 2005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역사 신축공사 발주는 아무리 재촉해도 2006년 이후에나 가능해졌다.
영덕.최윤채, 포항.임성남, 울진.황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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