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10년, 무엇이 될꼬하니...
수성구 범어동 언덕배기에는 회색빛 건물들이 빼곡이 서 있습니다. 법원과 검찰 건물이지요. 아래 도로를 약간 내려다보는 듯한 기세(氣勢)지만, 그다지 세련된 멋은 없습니다. 메마르고 딱딱한 이미지라는게 정확할 겁니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그러할까요? 적어도 겉보기에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판.검사, 변호사의 생활도 보통 사람과 다를바 없지요. 다만 법(法)을 통해 인간사의 애환을 좀더 적나라하게 접할 뿐이죠. 그들의 내면과 뒷얘기를 통해 법과 법조계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법조인이란?
법조계에 재미있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판.검사 10년을 하면 무엇이 되겠습니까? 판사는 '샌님'이 되고, 검사는 '깡패'가 된다고 합니다. 당사자들은 화를 발끈 낼지 모르겠지만, 이것만큼 업무의 특성을 명확하게 전달해주는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판사는 사건 기록을 읽고 판결문을 쓰는데 온 힘을 쏟아 붓습니다. 밤 늦게까지 두꺼운 기록과 씨름해야 하고, 그것도 한달에 수백건 이상을 정확하고 속도감있게 처리해야 합니다. 고참 판사들은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이 아니라면 버티기 힘들고, 원래 성격이 어떠했든 그렇게 바뀌지 않을 수 없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이 채 1년도 판사생활을 하지 않은데는 이런 이유도 있지 않을까라는 억측(?)도 해봤습니다.
검사는 범법자를 처벌하는 직업입니다. 수사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일차원적(?) 인간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상대하는 사람이 그렇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성격이 바뀌는 경우이겠죠. 색시같은 초임 검사도 조직폭력배만 상대하다 보면 그들보다 훨씬 터프한 사람이 되는 사례가 꽤 있습니다. 그래서 폭탄주를 열심히 던져넣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문화가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변호사는 10년이 지나면 무엇이 될까요? 정답은 '장삿꾼'입니다. 이 얘기는 지면 관계로 다음에 계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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