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2004 세계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30개 OECD회원국 중 한국인들의 평균 연간 노동시간은 1천120시간으로 여전히 1위다.
OECD 회원국 중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프랑스의 611시간에 비해 우리의 근로시간이 거의 두 배에 이른다.
노동시간이 길다는 것은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노동시간이 짧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없는 것도 아니고 어떤 일을 하든지 스트레스는 있기 마련이다.
주40시간 이상 일에 매여 있는 직장인의 경우 업무와 실적, 상하관계, 소득, 기대욕구 등 모든 측면에서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자연히 스트레스가 생겨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집에서 아이들을 양육하고 살림하는 주부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미국 보건성이 제안한 10가지 스트레스 해소 방법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휴식시간에는 완전히 쉬어라'는 것이다.
주중은 물론 특히 주말.휴일을 잘 쉬어야 한주간 업무에 지장이 없고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말로 해석된다.
주5일 근무제가 확실한 선진 외국의 경우 주말과 여름 휴가를 위해 돈을 번다고 할만큼 삶에서 휴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도 해외여행이나 휴가에 많은 경비를 지출할 정도로 예전보다 의식이 많이 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개정 근로기준법의 시행으로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주5일 근무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희소식이다.
아직 금융보험업, 공기업 및 산하기관 등 공공부문, 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 등 적용대상이 일부에 국한돼 있지만 국내 179만여명의 근로자는 이제 주 40시간 근무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휴식하는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동안 일하는 데만 익숙해 있던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어떻게 여가시간을 보낼 것인가라는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토요일 오전 내내 잠만 잔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주부의 입장에서는 주5일 근무로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는 푸념도 들린다.
주말에 남편이 집에 붙어있다 보니 매끼 상 차리고 뒤치다꺼리해야 하니 귀찮을 때가 더 많다는 불평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불평을 불식시키고 온 가족이 스트레스 없이 주말을 보내려면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매주 이틀의 휴가를 그냥 허비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놀이문화가 발달하지 못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는 시간을 보내는 데 서툴다고 한다.
그러나 주5일 근무를 계기로 이제 새로운 여가문화를 강구하고 생활패턴도 조금씩 바꾸어야 한다.
늘어나는 외식비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이 주말을 오붓하게, 알뜰하게 보낼 수 있는 개성있는 실속 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성공컨설턴트이자 저술가인 케빈 프라이버그는 성공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타인의 평가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이 변화 많은 세상에서 성공으로 가는 비결이고 또 스트레스가 적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누구도 예측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미지의 것을 자유롭게 시도해보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면 삶이 더욱 윤택해지지 않을까. 이것저것 눈치보고 신경쓰다보면 스트레스는 더 커진다.
이제부터 가족이 머리를 맞대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시도해보자. 자기에게 맞는 휴식문화, 우리 가족만의 휴식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다보면 우리의 삶과 문화가 한층 밝아지고 성숙해지지 않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어도 이틀만은 세상에 대한 자질구레한 관심을 접어두고 푹 쉬는 것이다.
요즘 매스컴에서 흔히 얘기하는 '웰빙'이 따로 없다.
즐길 때 즐기고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 최고의 웰빙이다.
서종철(특집스포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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