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30년간 현실 안주
"1996년 영남대 객원교수를 맡아 지역을 가까이 본 이래 8년여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글쎄요. 대구.경북은 그때나 지금이나 큰 변화를 느낄 수 없습니다.
'분위기'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는 느낌까지 갖습니다.
"
이달 정식으로 부임한 홍철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원장은 지역이 상당한 수준의 침체 늪에 빠져있으며 지역의 '싱크 탱크(Think Tank)'인 대구경북개발연구원이 지역 혁신을 위해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중국의 발전으로 황해 경제권이 급부상했습니다.
10년 침체를 겪은 일본, 여전히 질서를 못잡고 있는 극동 러시아 등이 주축인 동해경제권은 상대적으로 발전양상을 보지 못했죠. 게다가 지역에 기반을 둔 정권이 30년 동안 권력을 이어오면서 지역은 새로운 혁신 노력을 기울이지 못한 채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
그는 지역의 장점을 찾아 이제부터라도 도약의 계기를 만든다면 결코 재도약이 늦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과거엔 대구가 교육의 중심지였습니다.
제가 중학교를 다닌 1950년대 후반만해도 부산.경남에서 대구로 유학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매일신문도 당시까지만해도 부산.경남에 영향력을 미치는 신문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과거의 영화를 되찾아야합니다.
아직도 과거에 대구.경북이 키운 인재가 많이 있습니다.
교육 등 지역의 장점을 되살린다면 대구가 중심도시로 올라서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
그는 대구와 경북이 우선 화합해야 대구.경북의 재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행정구역 통합은 어렵습니다.
행정구역 통합을 가져올 수 있는 거대한 권위가 이미 사라졌습니다.
누가 이것을 주도하고 성사시키겠습니까. 우선 대구 주변의 행정단위간에 긴밀한 협의체라도 구성해 새로운 협약을 맺어야합니다.
"
홍 원장은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수도와의 접근성이 향상됐고 신행정수도까지 만들어진다면 대구.경북이 새로운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경북개발연구원이 지역민들에게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전하는 조직으로 변모하겠습니다.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의제 설정을 하고 처음부터 문제해결 가능성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역할이 미약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연구원의 변화를 위해서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아낌없는 지원을 해줘야합니다.
"
홍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대통령 경제비서관, 건설교통부 차관보, 국토연구원 원장, 인천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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