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근로자 "길에서 힘 다 빼"

입력 2004-07-05 14:09:24

'체증'출퇴근길 달성.구지공단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고 하면서 공단으로 가는 길이 이래서야…".

만성적인 교통 체증에 시달리는 대구 달성군 달성.구지 공단의 근로자들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대구시의 구호가 허황하게만 들린다.

출.퇴근길의 심각한 정체는 이미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달성공단에만 316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종업원이 1만5천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곳과 대구시내를 연결하는 도로는 구마고속도로와 5번 국도 뿐이다.

그러다 보니 하루 교통량이 국도는 5만1천여대, 고속도로는 6만2천여대나 돼 교통체증이 심각할 수 밖에 없다.

5일 오전 8시30분, 화원과 논공을 잇는 5번 국도의 설화삼거리. 8시쯤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하더니 8시30분쯤이 되자 수백여대의 차량이 신호를 받기 위해 꼬리를 이었다.

교통 경찰관이 나와 신호등을 조작했지만 정체는 쉽게 풀릴 기미가 없었다.

달성공단 내 'ㅎ'업체에서 근무하는 이용훈(26.대구 달서구 감삼동)씨는 "화원교부터 4차로에서 2차로로 줄어들면서 정체가 시작되는데 설화삼거리에 오면 화원IC에서 진입하는 차량들까지 겹쳐 정체가 극심하다"며 "공단을 조성하면서 교통량을 미리 고려하지 않아 피해는 근로자들이 다 입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곡역~옥포 강경삼거리 사이 3km도 마찬가지다.

이 곳은 출퇴근 시간대면 도로가 아예 주차장처럼 변하는 바람에 통과 차량들이 가장 큰 불편을 겪는 곳으로 꼽힌다.

김재완(33.달성군 화원읍)씨는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아까워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데 그런데도 날이 갈수록 정체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테크노폴리스와 구지공단 등 주위에 공장이 많이 생기는데 도로 확장 얘기는 아직 없다"고 짜증을 냈다.

달성공단관리사무소 이진목 과장도 "공단 근로자의 60~70%가 달성군이 아닌 지역에서 다니며, 이때문에 출퇴근 시간대에는 차량이 몰려 평소 20분 걸리는 시간이 2배 이상 소요된다"며 "기존 도로의 확장은 물론 우회도로 개설도 한시 바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달성.구지 공단의 출.퇴근길은 앞으로가 더욱 문제다.

달성.구지 공단의 입주업체가 계속 늘고 공단 인근 지역에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교통량이 더욱 증가하는데도 왕복 4차로인 좁은 국도의 확장은 여전히 미뤄지고 있는 것.

게다가 내년이면 달성군청이 현재의 남구 대명동에서 논공읍으로 이전하고, 공단에 인접한 화원.옥포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건립이 잇따라 출.퇴근길의 심각한 체증이 앞으로 풀리기는 커녕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달성군 관계자는 "달성군을 지나는 국도 5호선의 왕복 6차로 확장, 대구수목원과 달성공단을 연결하는 도로 개설이 추진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 두가지 대책이 빠른 시일내에 이뤄지더라도 이 곳의 교통 체증을 완전히 풀기에는 미흡한 만큼 낙동강변도로 신설, 구마고속도로 확장 등 추가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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