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과학혁신' 마인드가 미래의 시작

입력 2004-06-23 14:06:05

조국 근대화의 기치를 내건 1960~70년대 중요 국정지표의 하나가 "과학입국-기술자립"이었다.

이 지표를 보면 "과학"과 "기술"을 분리해 '과학으로 나라를 세우려면 기술을 자립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초과학을 튼튼히 하여 기술자립을 할 수 있어야 나라가 살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 구호가 "과학기술입국"으로 혼용되면서 과학은 등한시되고 기술만 강조하는 함정에 빠지게 됐다.

물론 산업사회에서 과학과 기술을 엄밀히 구별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 즉 "기술자립"은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전반의 발전위에서 가능하다.

따라서 기술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에서 기술을 창조하는 새로운 파라다임을 찾아야 한다.

기술에서 개발된 기술은 수명도 짧고 잘 무너진다.

후진국형 대형사고는 바로 이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결과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의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먼저 과학을 튼튼히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최근 DKIST 설립과 고속전철 지상화 문제로 지역 여론이 분분하다.

DKIST는 당연히 기초과학을 우선하고 기술을 부수적으로 하는 목표로 설치해야 한다.

흔히들 선진국의 예를 들기도 하는데 선진국은 이미 20C에 기초과학, 그것도 현대과학의 기반을 튼튼히 쌓아두었기 때문에 이제는 기술개발 즉 IT, BT, NT등을 강조할 수 있고 새로운 첨단기술이 창출되어 노벨상도 많이 따고 있다.

21C는 지식정보화, IT, BT, NT 시대라고 하지만 이들은 현대과학에서 태어난 한 분야의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

새로운 첨단기술을 창출하는데는 첨단과학이 있어야하고, 첨단과학은 현대과학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과학의 토대없이는 첨단기술이 발생할 수 없다.

특히 과학중심 국가의 국정지표로는 "현대과학입국-첨단기술자립"으로 하는 것이 더욱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한다.

과학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과학기술 개발의 원칙을 지키고, 전 국민의 과학마인드를 고양시켜 과학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최고지도자로부터 소시민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과학마인드를 가져야한다.

현대과학의 터전이 튼튼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첨단기술을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고 2만달러 선진국가로도 성장할 수 없다.

전 국민의 과학혁신 마인드가 없고서는 한국의 장래는 암울하다.

오철한(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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