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전력 잡는다"...절전형 가전 인기

입력 2004-06-22 13:49:25

고유가 시대를 맞아 '대기전력'을 줄이는 고효율 에너지 제품이 급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낭비의 주범으로 대기전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가전제품은 물론 학교, 병원, 교회, 상가 등 비교적 큰 건물에도 대기전력을 줄이는 절전형 에너지 설비가 속속 도입되고 있는 것.

TV(7W), 오디오(9W), 전자레인지(5W) 등 각종 가전제품의 대기전력은 전원을 꺼도 플러그를 뽑지 않아 발생한다. 대기전력은 가정용 전체 전력의 11% 수준으로 이를 절약할 경우 가구당 연간 3만 3천원, 전국적으로는 5천억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가전제품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대기전력의 존재를 부각시킨 것은 국내 전자업계의 쌍두마차인 LG전자와 삼성전자. 이달 초 LG전자가 플러그를 뽑지 않아도 자동 절전형 시스템으로 월 1천980Wh의 대기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트롬 세탁기를 출시하자 삼성전자는 월 2천37Wh의 전력소비량을 줄일 수 있다는 하우젠 신형을 선보이며 치열한 시장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

에너지관리공단 대구.경북본부 따르면 산업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달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외 8개 전자업체와 4개 소비자단체 등으로 '대기전력 1W 프로그램 추진위원회'를 구성, 앞으로도 대기전력을 줄이는 전자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며 국내 전자기기 시장이 연간 4천만대 수준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일반 가정보다 비교적 규모가 큰 건물에서는 이미 2, 3년전부터 심야 대기전력을 이용한 축(築)냉.난방 설비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내 10여개 중소업체가 생산하는 축.냉난방 설비는 심야 대기전력으로 얼음 또는 냉.온수를 만들어 별도 시설에 저장했다 주간 피크타임때 냉.난방 전력으로 활용하는 것.

최근 4천~5천만원을 들여 축냉.난방 설비를 설치한 대구상인제일교회 박세윤 목사는 "초기 투자비가 만만찮지만 에너지 절약효과가 탁월하다"며 "전기요금(여름철기준 26.9원)이 일반 제품(94.9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설치비 지원, 세제 감면, 저리 융자 등 각종 부대 혜택도 적잖다"고 말했다.

축냉난방 설비 제조업체인 (주)센추리 양희옥 담당은 "200평기준으로 2천500만원의 설치비가 소요돼 일반 에어컨보다 3배이상 비싸지만 한국전력으로부터 480만원의 설치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5년 분할상환에 3.5%의 저리융자금을 지원한다"며 "최대 3년 안에 원가를 보전해 중.대형 건물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