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과 터키 축구국가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열린 대구월드컵경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일월드컵 후 2년만에 처음으로 4만5천여명의 관중들이 몰렸고 이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향수를 되살렸다.
하지만 기자는 관중들의 환호를 기분좋게 지켜보면서도 가슴 한쪽에서 배어 나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A매치가 대구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구에는 한일월드컵 때 프로축구단이 없었다.
A매치만이 축구 열기를 느낄 수 있는 창구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대구시민들이 만든 프로축구단 대구FC가 창단 2년째를 맞고 있다.
문제는 대구FC가 창단 주체인 대구시와 의회 관계자, 지역 기업인(축구단 발기인)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데 있다.
프로축구 대구FC 홈경기 관중수는 1만명을 겨우 넘는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2만장이 넘는 연간입장권을 판매했지만 표를 가진 사람도 경기장을 찾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면 이날 A매치에는 대구FC 경기 관전을 외면했던 시와 의회 관계자, 축구단 발기인 상당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A매치를 좋아하는 이들의 축구관은 "축구만 잘 하면 구름 관중이 몰린다"는 것이다.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이 말은 국내 프로축구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프로축구는 인기가 없고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시민구단인 대구FC는 더욱 비참한 상황이다.
대구FC가 실패할 경우 그 부담은 전적으로 시민들에게 돌아오지만 대구FC를 앞장서서 만든 사람들은 구단의 미래를 걱정하거나 고민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대구는 대한축구협회라는 '점령군'에 경기장을 내 주는 비참함을 맛 봐야 했다.
대구시는 시민들을 위한 어떤 권리도 행사하지 못했다.
7만명을 수용하는 구장에 대구시가 배려받은 입장권은 고작 300장이었다고 한다.
경기장 관리를 맡은 서울의 보안업체는 경기장 내 통로도 모르는 아르바이트생 200명을 고용, 한일월드컵을 흉내낸 통제에만 열을 올려 비난을 받았다.
대구시는 더 이상 들러리가 되는 A매치를 유치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시민들도 A매치에 대한 성원을 대구FC로 돌려야 할 것이다.
김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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