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근복제술 분야 세계 으뜸'

입력 2004-06-01 09:06:21

세계 최초로 현대적 식모술(머리카락 이식술)의 기본인 모낭군이식술을 개발한 김정철(45) 경북대 의대 면역학 교수(모발이식센터장). 경북대모발이식센터는 한 주에 4, 5명을 수술하지만 그에게 직접 수술을 받으려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미국에 사는 교포를 비롯해 일본, 이집트, 바레인 등지에서 출장 수술 주문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립대 교수 신분 때문에 제한적으로 시술하고 있다.

'대머리'로 고생한 국내 저명 인사들 중 김 교수에게 수술을 받은 사람들도 부지기수. 서울서 대구로 발령을 받은 대머리 고위 공직자들에겐 김 교수에게 이식술을 받는 게 관례처럼 됐다.

지난 총선에서 그에게 수술을 받은 사람 중 5명이 금배지를 달았다.

그가 모발 연구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92년. 당시 동맥경화증을 연구 중이던 김 교수는 일본 의사 이나바씨가 개발한 발모제의 효능실험을 부탁 받으면서 모발 연구에 뛰어들었다.

이후 94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수 중 분자생물학의 권위자 신현승 박사로부터 미국의학계의 손이 미치지 않는 모발 연구에 전념해 볼 것을 권유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김 교수는 신 박사에게 유전자 비교방법을 배웠으며 이를 대머리 연구에 응용했다.

96년 모발이식센터가 설립되면서 이식과 연구 작업은 본격화됐다.

초기에는 4, 5시간이 걸려야 머리카락 1천 가닥을 심었는데 요즘은 3시간만에 2천 가닥을 심을 정도.

"대머리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남성호르몬 과다, 노화 등입니다.

여자도 남성호르몬이 남성보다 적기 때문에 남자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대머리가 발생합니다".

김 교수는 "서양인에 비해 모발의 밀도가 낮고, 머리털이 검고 굵은 동양인에겐 모낭군을 하나씩 분리해 심는 모낭군이식술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개발한 모낭군이식술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 머리털이 검은 남유럽으로 전파돼 임상에 활용되고 있으며 요즘도 국내외 의사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김 교수는 머리카락 1가닥으로 수 천가닥을 만드는 모근복제술 연구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지켜가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발에서 분리한 유전자 1만5천여개를 확보한 것도 이 연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는 지난 93년부터 국제모발외과학회의 유일한 아시아권 의학자로 활동 중이며 국제모발외과학회, 국제모발연구회가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미국서 출판된 '모발이식'의 5개 장을 집필했고, 연말에 미국서 발행될 '동양인의 미용성형술'에 모발이식 분야의 원고를 제출한 상태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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