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반등"-"700 붕괴" 엇갈려

입력 2004-05-18 11:35:55

주식시장의 추락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이 17일 하루 19조원 넘게 사라졌고 주가는 지난 4월23일 936.06으로 연중 최고치를 보인 이후 17일 728.98로 200포인트 이상, 22%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자금 2조원 이탈, 시가총액 90조원이 감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유가,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 중국의 긴축정책 등 기존 3대 악재에다 수급 불안까지 가세, 증시에 짙은 그늘을 드리운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주가가 단기 급락하면서 대외 악재들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이제는 기술적 반등을 보일 시점이나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과 프로그램, 그리고 개인 매도가 번갈아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반복, 700선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연기금 투자 가이드라인이 없는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주가가 비이성적으로 하락, 매수 주체가 형성되지 않아 추락은 거듭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720선을 저점으로 반등세가 형성될 것으로 보는 반면 매수처가 없는 상태에서 720선이 무너질 경우 700이라는 지수의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아시아 증시의 동반 추락과 관련, 일본의 은행 부실여신 문제, 대만과 중국의 관계 냉각, 인도의 정정 불안 등 국가별 악재가 결합되었듯이 한국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의 헤지펀드가 아시아증시를 이탈, 국내에 당분간 유입되기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국내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주가가 반등하려면 투자 주체들이 심리적 불안감을 떨쳐내어야 하나 3대 대외 악재의 부정적인 영향력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중기적으로 약세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유가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증시를 떠받칠 유일한 재료인 기업 실적이 악화될 소지가 높아진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700선 이하나 720선을 저점으로 반등할 수 있으나 800선을 넘기기가 쉽지 않고, 이같은 장세는 6월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장기 주가와 관련,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경기 호조를 바탕으로 국내 증시가 1천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의견과 600선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혼재돼 있다.

강대원 미래에셋증권 대구지점 팀장은 "대외 악재에 대한 심리적 충격이 커 매수처가 나서지 않는 게 주가 폭락의 원인"이라며 "주가 전망이 쉽지 않지만 긍정적 측면을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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