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앞사람 등에 이마를 갖다 붙입니다.
그리고 눈을 감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고향으로 달려 갑니다.
동대구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고향 마을에 내립니다.
어머니가 달려 나옵니다.
여러분들이 이렇게 땀흘리며 훈련 받고 있는 동안에도 고향의 어머니는 여러분들이 몸 건강히 훈련을 받고 돌아오길 빌고 있습니다.
그 어머니를 생각하며 다 같이 '어머님 은혜'를 부릅시다".
5월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다.
훈련병 시절 어머님 은혜를 부르다 울던 기억이다.
그때의 까까머리 장병들은 경상도.전라도 출신을 가릴 것 없이 체면도 잊고 함께 울었다.
비록 각자의 어머니는 달랐지만 그 어머니를 그리는 자식의 마음은 하나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조교의 '휴식 끝'이라는 한 마디에 언제 그랬냐는 듯 이를 악물고 고지를 향해 돌격했었다.
-출신지역도 체면도 가리지 않는 어머니-
'어머니'. 시인이 아니어도, 그냥 이 단어를 뇌기만 하면 나이가 든 지금도 마냥 그리워지고 생각하면 누선부터 자극하는 것은 비단 필자뿐이겠는가. 필자의 공력 얕음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어머니와 군인과의 극적인 만남이 TV 프로로 만들어져 인기를 얻기도 했으니 어머니라는 단어가 갖는 외포의 크기가 더 큰 이유가 아니겠나 싶다.
-결혼도 출산도 선택인 사회-
그런 한편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또 다른 풍경이 눈에 설지 않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족 형태도 싱글과 동거, 비혼모 등 다양해진 것이다.
결혼과 출산이 신세대에서뿐 아니라 광범위한 세대에서 더 이상 '필수항목'이 아닌 선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연초에는 떨어지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겠다는 정책이 발표되기도 했고 세번째 아이를 낳으면 보육기간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의 출산안정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늘어나는 이혼을 줄이기 위해 사전 이혼 인증제를 실시한다니 가정사에 국가가 개입해야 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지난 한해에만도 20년 이상 살던 부부 3만쌍이 이혼한 것으로 통계청은 집계했다.
60세 이상 여성의 이혼만도 2천500건에 이른다.
-정상적인 가정을 자랑하게 하자-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열두살짜리 손자를 키워가는 가정, 단칸방에 한 살배기를 포함한 어린 삼남매를 버려둔 비정의 부모 등 패륜조차 낯선 풍경이 아닌 세상이다.
내버려지거나 학대받는 아이들. 자녀들로부터 버림받는 노인들. 이혼이 사회적 화두가 된 지 오래고 지금은 가정에서도 양성평등이 인터넷 주검색어가 됐으니 "지금까지 내가 살아 온 길이 잘못된 길인지 헷갈린다"는 어느 선배의 자조가 섬뜩하기조차 하다.
양성평등도 좋고 이혼도 좋다.
또 새로운 형태의 세상살이가 당당할 수는 있다.
비록 사회적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다고 해도 그러나 자랑거리는 아니라는 필자의 생각이다.
따라서 이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듯한 일부 여론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정상적인 가정을 자랑할 수 있게 할 일이다.
젊어서 세상을 바꾸려던 기개가 나이를 먹을수록 가정을 제대로 추스려야겠다는 소박한 가슴으로 돌아온다던가. 가정이 바로 서면 나라도 잘 될 텐데. 정상적인 가정이 있고 거기에 효자가 있다면 가정의 해체가 속출하는 이 사회가 다소나마 여유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모두 어머님 은혜에 감사하고 그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면 비록 어머니는 달라도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도 같은데, 그런데 그 효자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어버이날 하루만이라도 각개전투 교장에서 어머님 은혜를 부르며 울었던 그 까까머리 장병으로 돌아가자. 그래서 펑펑 울어보자. 우리 사회, '꼰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정부터 바로 세우자는 수많은 선현들의 가르침을 한 번 떠올려 보자.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위하여.이경우 경북중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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