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섬유.철강 당장은 괜찮아

입력 2004-04-30 11:28:32

'중국발 쇼크'가 29일 우리나라 금융시장부터 강타하면서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으나 일시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에 직접 투자를 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평화산업은 이번 사태가 좋은 영향을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큰 충격파를 던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화산업 한 관계자는 "차이나쇼크가 좋은 뉴스라고 할 순 없지만 중국의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줄 것이라고 예견하긴 어렵다"고 했다.

역시 중국직접투자기업인 평화정공 관계자는 "중국 은행으로부터 차입을 한 것이 없기 때문에 자금관계에서 중국내 사정에 따라 타격받을 일이 없다"며 "게다가 지역 부품사들의 중국내 거래선이 대부분 현대.기아차여서 중국 정부의 발언이 매출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장충길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 상무는 "지역 기계업체들의 대 중국 수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발 쇼크가 나타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지만 기계의 경우, 대부분 장기 오더이기 때문에 단기 매출 감소는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여파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형 대구.경북비철금속공업협동조합 상무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이제야 안정세로 돌아섰는데 중국 경기 속도 조절에 따라 본격적인 하향안정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텐진에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대구.경북견직물조합 관계자는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섬유산업의 경우 원자바오 총리의 경기조정 발언이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섬유산업이 당장 얼어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가흥, 난징, 칭다오 등에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스판덱스 공장 신설 및 증설을 앞두고 있는 코오롱, 효성 등 화섬 대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코오롱 한 관계자는 "수출보다는 현지 공장 운영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라며 "중국 화섬업체들이 원사값을 내릴 경우 중국과 경쟁하는 국내 화섬업체들의 구조조정을 더욱 촉발시키는 계기기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에서는 중국내 생산과 판매가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경기냉각으로 철강가격이 하락하면 수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상황별 대책 수립에 나섰다.

지난해 중국내 지주회사인 포스코-차이나를 출범시키고 칭다오(靑島)포항불수강 등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내 사업을 확장중인 포스코는 이번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의 속도조절에 돌입할 경우 연간 250만∼300만t에 달하는 대(對)중국 수출물량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중국과 인도를 대상으로 검토중인 제철소 건설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강재의 수출은 중장기 단위로 계약을 체결해 진행되고 있고 철강부문의 투자계획도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국 철강경기의 급격한 위축 등으로 인해 당장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중국 총리의 발언이 미칠 영향을 단적으로 예견해보기는 힘들다"면서 "좀더 시간을 갖고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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