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에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정가의 현안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파병 논의에 새로 불을 지핀 것은 민주노동당이다.
이 당 대표는 "3당 대표회담을 열어 파병 철회를 논의해야 하고, 17대 국회 개원 이전에 타결되지 않는다면 개원하자마자 파병 철회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사무총장은 "이라크 파병 철회를 21세기 한.미관계 재정립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파가 시국사안에 대해 자신들의 주장을 밝히고, 이를 관철시키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다.
그러나 몇 가지 근본적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민노당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 원내에 입성한 것은 민생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스스로도 민생안정을 우선하겠다는 말을 많이 해왔다.
그럼에도 국회 입성 제1성이 '파병철회'라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파병철회가 민생안정과 어떤 연관이 있는 지를 되묻게 된다.
지난해 9월 미국이 우리나라에 추가파병을 요구한 이래 정국은 한시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국론이 양 갈래로 쪼개져 심각한 대립을 빚기도 했지만 파병이 더 큰 국익이라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그 결론은 우리 자신과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이다.
토론과정에서의 반대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결정된 합의를 뒤집으려는 시도는 민주적 절차에 어긋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든다고 다시 뽑자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라의 결정은 함부로 뒤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6대 국회가 한 일이라도 17대 국회는 존중하고 따라주는 것이 정치의 도리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고 했다.
국민들은 이제 토론기피증에 걸릴 만큼 이념적 정국현안에 대해 염증을 내고 있다.
민노당을 포함한 정치권은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국회가 할 일이 파병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챙겨야 할 민생과 경제 문제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정치권이 앞장서서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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