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相生의 만남'을

입력 2004-04-19 13:59:56

파경에 이른 부부가 자식생각해서 다시 시작하자 해놓고 만나자마자 잘잘못부터 따지면 재결합은 어렵다.

지금 여야 정치판이 꼭 이 모양이다.

탄핵.파병같은 '쨍그렁' 소리나는 주제들로 정치판을 벌겋게 물들이려는 심보다.

참으로 고약하다.

유권자들이 양쪽에 표 줄것 다 주고 나니까 또 싸움판이면 17대 국회도 날샜다.

그리되면 18대(代)에 또 '삼겹살판'을 바꿔야 한다.

정동영 의장과 박근혜 대표가 조건없이 만나야하는 이유다.

서로 입으로만 만나고싶다고 말하지 말라. 술집앞에서 만나서 "언제 우리 대포한잔 합시다"고 말하는 사람들치고 제대로 정(情) 나누는 사람 본 적이 없다.

정 의장은 엊그제도 개혁의 우선순위로 민생살리기를 제시했다.

박 대표도 누차 "먹고사는 문제에 당력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도 양측은 탄핵같은 특정이슈로 '함포사격'부터 해댄다.

고지선점(高地先占)의 계산된 발언들임을 이젠 국민들은 읽어낸다.

그래서 그 꼼수들에 신물이 나 있는 판이다.

만나라. 만나면 이견이 팽팽한 부분도 있을 터이다.

생각이 같은 문제도 많을 터이다.

생각이 같은 곳에서부터 해법을 찾아 국민에게 보여야한다.

헌재가 진행중인 탄핵문제에 대한 함포사격은 두 사람이 만날때까지 잠시 접어야 한다.

오히려 이 문제는 소리없는 물밑작업을 통해 주고 받는 정치적 테크닉을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총선의 민의는 상생의 정치다.

알다시피 유권자들은 정당지지율에서도 여당엔 38.3%, 한나라당엔 35.8%씩 고루 나눠 주었다.

지역구 후보들에게 준 지지율도 우리당 129명에게 총 42%를, 한나라당 100명엔 38%를 주었다.

적어도 국정운영에서 '일방통행' '무분별한 발목잡기'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유권자의 뜻이다.

강요가 아니라 대화, 상쟁(相爭)이 아니라 상생(相生)의 정치력이 국민의 주문이라면 당장 정의장과 박대표는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조건없이. 당장, 40일이나 남은 16대 국회도 민생법안 쌓아둔 채 이대로 놀릴 것인가? 이것도 의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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