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선원들이 죽은 밍크고래를 포획하여 무려 5600만원을 횡재했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며칠 전에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토종 여우가 26년 만에 사체로 발견됐는데 그 여우에서 살아있는 정자가 채취되어 토종 여우 복원의 길이 열렸다는 뉴스도 들었고, 뱀술을 먹던 노인 두 명이 유명을 달리 했다는 기사도 보였다.
이런 유의 뉴스는 야생동물의 효능에 대하여 지나치게 맹신한 나머지 야생동물이 멸종의 위기에 처하고, 그것을 먹는 사람들도 가끔은 불행하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
실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별난 식성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의 팔자가 너무 비참해졌다.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시절에는 어떤 형태의 단백질이라도 섭취해야 하는 생존의 방편으로 야생동물을 잡아먹었지만, 이제는 과장된 약효와 변태적 기호로 인하여 불쌍한 야생동물이 시도 때도 없이 죽어간다.
명품 옷을 걸치고 고급승용차를 타면 문화 시민이 되는 것으로 착각하지 말기 바란다.
아침방송에서 겨울 잠자는 물고기, 바다 생물을 산채로 먹는 장면을 경쟁적으로 내보낼 때면 과연 저것이 방송의 역할인가를 개탄할 수밖에 없다.
흥분 도중 선진국의 야생동물 보호 얘기가 눈에 들어온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당국이 근처 호수에 사는 두꺼비들이 도로에서 교미를 하다 차에 치어 죽게 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자 두꺼비들이 교미를 하는 기간동안 도로를 폐쇄하고 운전자들을 위해 안내표지판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웃 일본에도 사슴을 방목하는 절이 있고, 원숭이를 보호하는 공원이 있다.
유독 우리만 야생동물이 대단한 보약이나 치료약인 듯 먹어댄다.
한국인이 웅담을 먹는 바람에 반달곰은 물론 전세계의 곰들이 모두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기사는 이제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우포늪에도 촘촘히 그물이 깔려있어 어류가 전멸할 지경이라고 한다.
요즘처럼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제발 야생동물 잡아먹기는 그만 두었으면 한다.
정부 당국도 야생동물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
비록 죽은 밍크고래라 할지라도 고래 남획을 막기 위해서는 그것을 시장에 판매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밍크고래 이동 통로에 일부러 그물을 쳐놓고 횡재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반드시 실망시켜야하기 때문이다.
정영평(대구대교수.행정학)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