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 지역에서 처음 시도하는 창작뮤지컬 '동화세탁소'가 막이 올랐다.
서울에서도 하기 힘들다는 창작뮤지컬을 지역에서 처음 시도한다는 점에서 관심도 높았지만 그 완성도에 우려감이 많았던 것도 사실.
하지만 막이 오르고 친숙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연극과는 또 다른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됐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춤은 공연 전 석 달 동안 하루 9시간 연습이라는 지옥훈련의 성과가 빛을 발하는 듯 했다.
무엇보다 공개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배우들의 역량이 무대 위에서 그대로 입증되면서 향후 다른 작품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특히 윤시내의 '열애',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등 수많은 애창가요를 작곡한 작곡가 최종혁씨가 만든 15곡의 노래는 이번 뮤지컬의 포인트였다.
멜로디가 간결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게끔 만든 이 음악들은 전통적인 뮤지컬음악이 아닌 대중가요적인 느낌으로 뒷골목 서민들의 삶이 묻어 있는 작품의 배경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았다.
배우들의 핀 마이크 성능(?)은 공연 내내 귀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공연장을 돌아다니는 소리를 정확하게 잡아내기 위해 항상 귀를 쫑긋 세워야 할 정도였으니까. 게다가 오페라하우스에 처음 서보는 배우들이 공연장 음향시설을 충분히 익히지 못한 점도 옥에 티로 남았다.
배우들의 대사전달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관객들은 줄거리를 읽는데 무척 어려움이 많았다.
또 이번 작품에 연극적인 요소가 너무 강했다는 점도 지적할 만한 사항이다.
지난해 '시카고', '캣츠' 등 외국의 유명한 뮤지컬들을 경험했던 지역 관객들 입장에서는 '동화세탁소'가 뮤지컬이라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2시간 작품에 노래가 15곡이라는 점은 무척 아쉬운 대목이다.
노래를 조금 더 넣거나 분량을 20분 정도 줄였다면 관객들에게 흥미와 긴장감을 더욱 배가시키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번 공연은 대구연극계의 역량을 마음껏 보여준 무대였다.
또 가능성 있는 신인배우들의 발견은 더 큰 성과였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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