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총선결과

입력 2004-04-15 15:47:32

오늘 현재 16대 국회 의석분포는 한나라당이 전체 의석 271석의 절반을 넘긴 137석, 새천년민주당 61석, 열린우리당 49석, 자민련과 무소속 등 비교섭단체가 24석이다.

오늘 밤이면 이 구도가 바뀐다.

새로운 17대 국회의원 299명의 면면이 드러나고 정치 지형이 달라지는 것이다.

마땅히 정치권과 부화뇌동을 일삼는 얼치기 정상배들을 포함해서 국민 모두가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그리고 국리민복을 최우선시하는 정치의 진정성을 회복해야 한다.

▲보도들에 따르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팽팽한 1당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전체의석의 18%밖에 안되는 열린우리당이 예상대로 150석, 50% 안팎의 의석을 차지한다면 대성공이라 할 만하다.

열린우리당은 창당한지 얼마 안된 탓에 그동안 제대로 한 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떼기'를 밝혀낸 검찰 수사의 과실과 '탄핵 반대'라는 구호만으로 총선에 나선 것 아닌가. 그런 상태에서 제1당이 된다는 것은 경이로운 대약진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 역시 아쉬움은 남겠지만 밑진 결과라 할 수 없다.

예상대로 120석, 그보다 적더라도 100석 이상 개헌저지선만 확보한다면 의미있는 성공이라 할 것이다.

총선 운동 개시전, 선동적인 안티탄핵 캠페인이 난무하는 가운데 리더십 부재에다 '차떼기'로 각인된 부패 이미지에 짖눌려 50석 조차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하지 않았던가. 아마도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의 급부상이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소득일지 모른다.

▲민주노동당은 당초 첫 원내 진입이라는 소박한 목표 이상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민노당이 기존 정당 중 가장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상당한 의석으로 원내 진입에 성공한다면 정치적으로 작지 않은 '사건'이 될 것이다.

이와는 달리 민주당과 자민련에는 조락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당 대표들조차 당락이 불투명하다.

특히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김영삼 전 대통령.박준규 전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의원 최다선인 9선을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현역이다.

▲김 총재는 비례대표 1번임에도 불구하고 정당득표율 3% 이상, 또는 지역구 후보 5명 이상 당선이라는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들이다.

10선 고지에 오를지 관심거리다.

한편,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대구에 원정 출마한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성실하고 올곧은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치생명을 건 그의 결단은 출전하기도 전에 이른바 개혁을 외치는 젊은이들에게 상처받고 버림받았다.

그의 쓸쓸한 뒷모습에서 한국 정치의 허무와 비정함을 엿보는 것도 이번 총선의 한 결과물이 될 것이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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