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예상 의석수와 향후 정국전망

입력 2004-04-15 11:22:27

우리당 100곳, 한나라당 80곳 '우세'

15일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밤 9시쯤이면 답이 나온다. 관심은 벌써 각당의 예상 의석 수와 총선 결과에 따른 후폭풍에 쏠리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총선과 재신임을 연계시킨데다 진행 중인 탄핵심판에도 총선 결과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총선의 무게가 더 무겁다. 총선 결과가 각 당의 운명을 가를 것이란 건 상식이다. 민주당의 교섭단체 구성 여부와 민주노동당과의 3당 싸움도 관전 포인트다. 진보 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입할 것으로 확실시돼 '의회 문화'가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사다.

◇전국 판세는=243개 지역구 가운데 각 당별 확실한 우세 지역은 열린우리당 100곳, 한나라당 80곳, 민주당 5곳, 자민련 3곳, 민노당 2곳 정도다.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열린우리당 120~150석, 한나라당 110~130석, 민주당 15~20석, 민노당 8~15석, 자민련 5~10석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수도권과 충청, 호남에서 강세,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강세다. 민주당은 호남 일부 지역, 자민련은 충청 일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민노당은 창원과 울산 일부 지역에서 강세이고 치솟고 있는 정당지지율에 따른 비례대표 의석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추세대로면 원내 1당은 사실상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차지한다. 한나라당은 한때 존립 기반조차 위태로웠으나 당당한 야당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전통 야당을 내세웠지만 사라질 위기에 까지 몰렸던 민주당은 호남에서의 선전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느냐 마느냐가 관심이다. 처음 의회에 진출하는 민노당은 일거에 3당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자민련은 현 의석 수인 10석보다 적은 의석을 획득해 명맥만 유지할 전망이다.

박빙의 접전을 보이고 있는 지역은 수도권 20여곳 등 50여곳. 여기에서의 승패에 따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당과 민노당간의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열린우리당이 1당 되면=190곳의 향배는 대체로 정해졌다. 박빙의 접전 지역은 50여곳 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열린우리당의 1당은 대세"라고 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막판 공세로 한나라당의 1당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열린우리당이 1당이 될 경우 여권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해나갈 수 있게 된다. 야권에 몰리기만 한 노 대통령도 힘을 얻어 일련의 개혁 조치와 지방분권 정책 등을 원만히 추진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말 실수로 선대위원장직과 국회의원 자리를 던진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진로는 그래도 불투명하다. 총선에서 입은 상처가 워낙 커 당내의 거센 저항으로 결국 의장직 까지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한나라당은 거야(巨野)로 대통령과 함께 국정의 절반을 책임져야 했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여권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건강한 야당으로서의 자리 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때로는 야권 공조로 정국을 주도할 여지도 있다.

◇한나라당이 1당 되면=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또한 힘들다.

한나라당이 다시 1당이 되면 정국주도권을 쥐게 된다. 그간 의회 문화를 감안해 정국이 격랑에 휘말릴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나라당이 의석 수에서 열린우리당에 크게 앞서는 1당이 되면 노 대통령이 하야(下野)해야 할 것이란 시각도 없지 않다. 한나라당은 '건강한 견제'라고 주장하고 열린우리당은 '국정 발목잡기'라고 비판하지만 대통령이 마음대로 국정을 운영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의 스타일상 직을 던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한나라당의 1당 가능성보다 더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한나라당 윤여준 선대위 부본부장은 "현재로선 1당까지 내다볼 낙관적인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원내 3당은 어디?=민주당은 호남에서 선전해 비례대표까지 합하면 22~23석이 된다고 주장한다. 추미애(秋美愛) 선대위원장이 흘린 땀의 결과이다.

그러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힘들다는 게 민주당 이외 정당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총선 판세대로 의회도 양당구도로 짜일 것이란 얘기다. 박준영 선대본부장은 "원내 교섭단체 여부를 따져야 하는 신세가 처량하지만 무난하다"고 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의 대약진이 예견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정 의장의 말 실수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대안으로 민노당을 선택해 15석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과 치열한 3위 다툼을 하는 셈이다.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하는 민노당은 독특한 목소리를 낼 것이 분명하다.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이란 캐치프레이즈에서 보듯 노동자 등 서민을 위한 입법 추진으로 존재 의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은 어떻게?=한나라당 독식이 깨지느냐 여부가 관심이다. 대구 2~3석, 경북에선 3~4석은 확보할 것이라는 게 열린우리당의 주장이다. 잘해야 2석이란 관측도 나온다. 싹쓸이 가능성도 있다.

열린우리당이 대구.경북에서 몇석이라도 얻으면 지역 정치가 복원되는 이점이 있다. 여야의 경쟁 효과다.

예산 확보전에서 여야가 공조해 더 많이 따낼 수도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 의원들 조차 여당 의원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논리다.

열린우리당은 선거 막판 싹쓸이 방지에 총력을 쏟으며 대시민 호소까지 했지만 한나라당의 싹쓸이 여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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