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D-3/대구.경북 중반 최대 쟁점

입력 2004-04-12 13:28:34

열린우리당이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 등장으로 또다시 대구.경북 27개 전 지역에서 특정당 전 의석 석권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자 이를 막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쏟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11일 단식에 나서는가 하면 12일에는 후보자 전원이 집단기자회견을 갖고 또다시 한나라당 일색의 정치적 선택이 재현될 경우 경제 침체의 지속과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또 일부 비례대표 후보들은 한나라당의 전 지역 석권 현상이 16대 국회에 이어 재현된다면 후보 자격을 반납하겠다는 고육지책의 카드까지 제시하고 있다.

권기홍(權奇洪) 후보 등 일부 인사들은 정 의장에 대한 사퇴를 주장, 논란이 예상된다.

반면 한나라당도 열린우리당의 막바지 총공세를 막아야 완벽한 승리가 가능하다며 200석 이상 거여견제론을 재강조하는 한편 이벤트 정치, 감성 정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또 대구 싹쓸이 주장에 대해 '대한민국 싹쓸이 방지'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싹쓸이 경계론'이 막바지에 이른 이번 대구.경북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11일 오후 대구 수성 갑.을 선거구의 김태일(金台鎰).윤덕홍(尹德弘) 후보가 황금네거리에서 유세차를 타고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여기에는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6번인 박찬석(朴贊石) 전 경북대 총장도 동참했다.

12일 오전에는 '한나라당 싹쓸이 반대'를 호소하는 대구지역 출마 후보자들이 단식 농성 현장에 동참,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대 시민 호소에 나섰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우리는 대구.경북 사람이었기에, 우리 고향을 사랑했기에, 늙어 죽으면 묻힐 바로 이 땅이기에 일당 독주로 쓰러져가는 대구.경북을 차마 외면하지 못했다"면서 "고향의 미래를 위해 일당 독재구도만큼은 막아야 한다.

한 당보다는 두 당이 지역 미래를 위해 바람직스럽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권기홍.윤덕홍.이영탁(李永鐸.영주).서중현(徐重鉉 .대구서) 후보 등은 별도 기자회견을 갖고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선거 판세에 찬물을 끼얹은 정동영 의장에 대해 선대위원장은 물론 당의장직 그리고 비례대표 22번 후보까지 모든 공직의 사퇴를 촉구했다.

선거 이후 결과를 둘러싼 정 의장의 책임론 등 열린우리당의 내부 논란을 예고하는 대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의 '싹쓸이 반대 운동'은 한나라당이 거여견제론에 계속 불을 지피며 지역에서 싹쓸이를 재현하려는 작전을 전개했고 이것이 먹혀들어갈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거여견제론의 허구성과 관련,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11일 대구와 영천을 방문하는 도중 황금네거리에서 "총선결과 열린우리당이 220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대구시민들이 착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되려면 영남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을 열린우리당이 싹쓸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파탄론과 관련해서는 지난 8년간 한나라당 후보들의 독식현상이 있었지만 지역 경제 사정이 악화된 것을 강조하면서 최소 2당 이상의 지역 국회의원 만들기를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 대구.경북 시도지부는 열린우리당측이 '한나라당 대구.경북 싹쓸이론'을 제기하자, "열린우리당이 왜 지역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맞불을 놓았다.

특히 "한나라당이 대구에서도 밀리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 "대구시민의 애국심으로 내리막길로 질주하는 대한민국을 구하자"며 'TK 정서'에 기대 한나라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경북 선대위는 11일 "열린우리당의 대한민국 싹쓸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의 대구.경북 압승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시 선대위 박태봉 상황실장은 "한나라당이 대구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개헌 저지선 100석 확보를 통한 국정안정은 4년 뒤의 일이 될지도 모른다"며 "한나라당의 대구.경북 압승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의 싹쓸이 주장을 '엄살정치'로 폄하했다.

시도지부는 "여전히 대구 중.남구와 동구갑에서, 경북 영주와 구미을 등지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으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곳도 2, 3지역에 이른다"면서 "한나라당 싹쓸이론은 이강철, 이재용 살리기를 위한 이벤트"라고 꼬집었다.

또 열린우리당 김태일.윤덕홍 후보들이 단식에 나서자 한나라당 주호영(朱豪英.수성을) 후보는 "한나라당 싹쓸이를 경계할 게 아니라 왜 우리당 후보들이 표심을 얻지 못하는가를 먼저 깨달아야 한다"며 "학자적 양심을 실천하기 위해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지역주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대구.경북 싹쓸이론이 자칫 선거종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이 느닷없이 근거없는 한나라당 싹쓸이론을 들고 나와 당혹스럽다"면서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지만 내놓고 말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총선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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