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지역쟁점-DKIST입지

입력 2004-04-10 11:41:49

달성.경산.칠곡.동구…공약 줄다리기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의 입지 문제가 이번 총선에서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각 지역의 후보들이 저마다 DKIST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지역간 유치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구를 섬유에서 첨단도시로'를 기치로 내걸고 추진된 연구원 설립사업이 지역 간 대립 때문에 주민 갈등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DKIST 입지와 관련, 유치 경쟁을 벌이는 지역은 모두 4곳이다.

대구에서는 테크노폴리스 입지로 선정된 달성군과 칠곡, 동구 등 3곳에서 유치경쟁이 불붙었고 경산의 연구원 유치전은 대구시와 경북도간의 갈등으로까지 비화됐다. 이런 각 지역간 유치경쟁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DKIST 설립법안을 주도한 박종근(朴鍾根) 의원은 "정치적 욕심이나 이해관계 때문에 갈등을 계속한다면 대구의 미래는 없다"며 "관련 전문가들이 꼭 필요한 입지를 선정한다면 모두가 수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DKIST 입지의 우선권을 주장하는 지역은 물론 달성군이다. 달성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DKIST는 달성 현풍에 들어서야 한다는 점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열린우리당 윤용희(尹龍熙) 후보는 일찌감치 테크노폴리스 조기 조성과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고 DKIST는 테크노폴리스 단지내에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크노폴리스는 우리나라 동남권 산업기지의 경쟁력을 높이는 첨단산업 연구단지이며 이 연구단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지내에 연구원이 들어서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경산의 후보들은 '무슨 소리냐'며 맞대응을 하고 있다. 경산.청도에 출마한 한나라당 최경환(崔炅煥) 후보는 DKIST의 경산.청도지역 유치운동을 제안하고 "실리콘 밸리 등 세계적인 연구 허브가 대도시 외곽에 위치한 대학타운에 건설되는 사례를 참고할 때, 경산은 DKIST의 최적 입지"라고 주장했다.

경산의 경우 11개 4년제 종합대학과 5개의 전문대학교, 9만여명의 대학인구가 집적된 학원단지로 이미 95년도 통상산업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이 생산기술연구 산업정책연구소로부터 적지라는 타당성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경산 유치 운동은 한나라당 뿐 아니라 열린우리당도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달성과 경산의 DKIST 유치 경쟁에 대구 북구을 후보들도 가세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과 열린우리당 배기찬(裵紀燦) 후보는 선거전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DKIST 칠곡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 의원은 "칠곡은 구미의 첨단 산업단지가 근거리에 있고 중앙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구미~포항간 고속도로 등이 인접해 있어 교통의 편리성과 물류이동이 용이하다"며 유치 타당성을 주장했다. 배 후보도 "칠곡은 대구의 요충지"라며 적극적 유치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린벨트 지역인 대구 동구을도 DKIST 유치전에 뛰어든 상태다. 한나라당 박창달(朴昌達) 의원과 열린우리당 김정호(金正鎬) 후보, 무소속 임대윤(林大潤) 후보 등 주요후보들이 대부분 연구원 유치를 공약했다. 동구을의 경우 370만평의 그린벨트 조정지역이 있어 부지선정에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 고속철, 공항, 터미널 등 교통의 편리성과 경북대, 영남대 등 지역대학들이 근거리에 있을 뿐 아니라 연구원들과 가족들을 위한 특목고, 사립학교의 유치와 주거단지까지 함께 조성할 경우 최적지라는 주장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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