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전시컨벤션센터, '地域用'인가

입력 2004-04-10 11:41:49

세계적 규모의 '대구전시컨벤션센터'가 대형 컨벤션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마디로 지역경제의 비극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고부가산업인 컨벤션 센터를 서둘러 조성했으나 덩치 값을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 문화시설 인프라가 일천(日淺)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컨벤션산업을 육성하지 못하면 대구전시컨벤션센터는 의미가 없다. '지역 행사용' 시설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투자 계획을 서둘러야 한다.

대구시가 2년동안 유치노력해온 '2006년도 세계감리교여성교회 총회'확정 발표가 최근 무기연기 됐다고 한다. 70개국 600여명이 참석하는 국제행사를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제주도가 유치전에 뛰어들어 상대적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행사는 컨벤션센터에서 하고, 숙박은 자동차로 한참 떨어진 인터불고호텔에서 한다고 계획을 세웠으니 제주도의 '원스톱 서비스'를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대구는 인터불고 및 인접한 파크호텔을 합쳐도 객실이 330여개뿐이라고 하니 수용 능력에서 '수준 미달'인 셈이다.

대구는 얼마전 '2007년 아시아개발은행 총회' 유치노력을 폈다가 '인접한 거리에 2천여개의 객실을 갖춘 행사시설'을 요구하는 바람에 제주도에 뺏긴 바 있다. 또 내년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부대 행사인 '중소기업장관회의' 대구 유치도 성사 단계까지 갔으나 최근 중소기업청이 위치한 대전시가 유치를 들고 나오면서 또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1천800억원을 투입, 서울의 COEX빌딩에 이어 국제규모 전시컨벤션센터로서는 국내 두 번째인 대구전시컨벤션센터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혼례식장이나 지역 세미나 장소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이미 부산전시컨벤션센터도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2009년까지 추가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연계 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고부가화는커녕 센터 건물은 '흉물'에 불과하다.

'컨벤션산업은 지금부터'라는 심정으로 장기적인 투자에 나서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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