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
바그다드 함락 이후 지난 1년 동안 이라크 전쟁은 미군과 후세인 잔당 간 대결 구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 4일 강경 시아파의 반미 무장투쟁을 기점으로 양상은 일변하고 있다.
며칠새 이라크인 210명, 연합군 30명이 사망했다.
미군 더 크게는 연합군 대 이라크 국민의 내전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사태의 기폭제는 31세의 강경 시아파 지도자 알 사드르다.
그는 이라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10~15%를 이끌고 있다.
1만5천의 메흐디 민병대 군사집단이기도 하다.
미국이 정치.군사 실세인 알 사드르 세력을 과도통치위원회에 포용하지 못한 것은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거기다 시아파 지도자를 살해한 혐의로 알 사드르 최측근을 구속하고, 간행물을 정간시킨 것이 무장투쟁의 빌미가 됐다.
이들이 반미 항전에 나서면서 앙숙간인 수니파가 연합전선에 합류하는 데 이르고 있다.
또 하나의 악재는 최근 발생한 미국 민간인 시신 훼손사건이다.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여론은 이런 사태를 가만히 지켜보지 않는다.
미군은 범인 색출을 위해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로 진격하며 사원을 폭격해 이라크 민간인 40여명을 희생시켰다.
이라크를 반미로 결집시키는 촉매제로 작용, 제2의 베트남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가 이라크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추가 파병군의 안전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자이툰 부대의 파병지는 이라크 북부의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 둘 중 하나다.
이곳은 수니파 지역이어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수니파가 반미전선에 합류한 마당이어서 낙관은 금물이다.
온건파의 영향력이 축소되면 50여 개의 무장조직들도 더욱 준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제2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만반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타 참전국의 동향을 살피고, 병력과 장비의 구성, 파견시기 등에 대해 충분한 재검토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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